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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몸치 탈출 도와드립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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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 홍영주씨(가운데)가 댄스 아카데미 수강생들과 함께 ‘디바 댄스’ 시범을 보이고 있다. 김상선 기자

음치보다 '몸치'가 더 구박받는 세상. 요즘은 음악에 맞춰 적당히 몸을 흔들 줄 아는 걸 필수 덕목 쯤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22~2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도양홀에서 열리는 이벤트 '당신만의 리듬으로!'(주최 나이키)엔 하루 2000명씩, 무려 4000명의 여성이 춤을 배우러 모일 예정이다. 몸치 탈출을 위한 대규모 집단 과외라고 해야 할까.

이틀간 춤선생으로 나서는 사람은 이 시대의 춤꾼으로 꼽히는 홍영주(34)씨. 가수 박진영의 '엘리베이터', 백지영의 '새드 살사' 등 숱한 히트곡의 춤을 만든 것으로 유명한 그는 이번에 운동 효과를 가미한 일명 '디바 댄스'를 선보인다.

"힙합 리듬에 맞춰 즐겁게 춤을 추면서 살도 뺄 수 있도록 고안했어요. 많은 사람이 짧은 시간에 익혀야 하니까 쉬운 동작을 위주로 했고요."

홍씨는 "나를 포함해 대부분 여성이 고민하는 허벅지와 엉덩이, 옆구리 부위 지방을 연소할 수 있는 동작이 특히 많다"며 웃었다.

1990년 KBS '젊음의 행진' 댄스팀인 '행진 아이들' 1기로 출발한 홍씨는 몇몇 가수의 백댄서를 거쳐 안무가로 변신했다. 왁스.김현정.쿨.거북이 등 그의 춤을 받아간 가수.그룹이 부지기수다. 2002년부터는 댄스 아카데미를 운영 중인데 가수 지망생은 물론 여타 분야 연예인과 일반인까지 "한수 지도해달라"며 몰려든다고 한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춤을 잘 출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신나는 음악을 많이 들으면 된다"는 색다른 답변을 내놓았다.

"리듬 감각을 익히는 게 제일 중요하거든요. 요새 젊은 애들이 춤을 잘 추는 건 온종일 MP3 플레이어를 끼고 살다시피 하기 때문이에요." 부연 설명까지 듣고나니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다음으로 중요한 건 자신감이죠. 창피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막춤이라도 신나게 추면 돼요. 물론 이효리.보아처럼 추고 싶다면 전문가에게 배워야지요."

홍씨는 "절대 몸치는 없다"고 몇번씩 강조했다. "지금 잘 나가는 댄스 가수들도 처음 저한테 왔을 땐 뻣뻣하기 이를 데 없었어요. 그런 '전봇대'들을 '오징어'처럼 만드는 게 제 보람이죠."

고교 졸업 후 얌전하게 치마 입고 무역회사 경리로 일하다 우연히 춤의 세계로 뛰어들었다는 홍씨는 "한번도 내 선택을 후회한 적이 없다"고 했다.

신예리 기자 <shiny@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s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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