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하자는데 유승민 반대···송파을 단일화 '밀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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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 단일화를 놓고 밀고 당기기를 거듭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을 국회의원 후보들이 6.13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31일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후보, 배현진 자유한국당 후보, 박종진 바른미래당 후보. [뉴스1]

서울 송파구을 국회의원 후보들이 6.13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31일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후보, 배현진 자유한국당 후보, 박종진 바른미래당 후보. [뉴스1]

 3일 오후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이종구 한국당 의원은 박종진 바른미래당 송파을 재선거 후보에게 만남을 청했다. 배현진 한국당 후보와의 야권 후보 단일화 의사를 타진하기 위해서다. 이종구 의원은 “박 후보와 가까운 사이라 단일화 논의가 어떻게 돼가고 있나 물어보려고 했다”며 “마침 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가 박 후보의 캠프에 와 있다고 해서 굳이 안 만나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송파을 재선거는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후보와 배 후보, 박 후보의 3파전으로 진행되고 있다. 최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 있는 상황이다. 한국당은 야권 후보 단일화를 할 경우 송파을은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전통적으로 보수 유권자층이 두터운 지역인데다, 최근 정부의 재건축 규제 강화 정책에 불만을 가진 유권자가 많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당은 후보 단일화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배 후보와 박 후보 모두 보수 우파적인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대해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인만큼 후보들이 단일화를 결심하면 당이 도와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두 사람이 후보 단일화를 할 수 있으면 하는 게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종구 의원도 “송파을은 사전투표 전에 단일화만 성사되면 이길 가능성이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은 단일화 논의를 밀어내고 있다. 박 후보가 지난 1일 단일화를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준비하다 당 지도부의 반대로 취소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손학규 선대위원장은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인위적인 단일화는 없다”며 “박 후보가 민주당에 반대해 새로운 정치를 열어나가려는 사람들이 힘을 합쳐야겠다는 생각으로 단일화를 생각했었지만, 당에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해 그만 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유 대표 쪽에서 후보 단일화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며 “어렵게 공천을 관철시켰는데 단일화를 해 주저 앉는다면 유 대표가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송파을이 단일화를 놓고 밀고 당기기를 하고 있다면,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 간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는 선거 후반으로 갈수록 양측 모두 ‘밀기’만 계속하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라디오에 나와 “지금 선거가 벌써 막판에 왔고, (시장 후보인) 저희 둘만 아니라 그 밑에 청장, 여러 가지 시의원, 구의원 다 각 당의 후보들이 있기 때문에 현재로선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 후보도 같은 날 라디오에서 “김 후보와 단일화 물밑협상이 있냐”는 질문에 “없다. 누가 박원순 후보를 이길 수 있을지로 판단해 표를 모아주실 것”이라고 답했다.

안효성ㆍ김경희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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