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수학] ② 수의 가르기와 모으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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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충호 한국두뇌연산연구소 소장

수학에 흥미를 붙이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면 대부분 뺄셈을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중.고등학생이 되어서도 뺄셈이 안 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이는 오로지 한 가지 방법 즉, 차례대로 받아내림을 통해서 계산하는 습관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두뇌연산법'으로 방법을 바꿔 보자. 쉽고 기발한 방법이 반드시 존재한다.

◆ 보수를 알자=수학에는 '보수(補數)'라는 개념이 있다. 보충을 해주는 수를 의미하는데 예를 들어 '2의 10보수는 8', '9의 15보수는 6'의 개념이다. 수학에서 이와 같은 보수를 활용하게 되면 연산을 쉽고 정확하게 할 수 있다. 즉 보수를 활용한 수의 '가르기'와 '모으기'를 훈련하면 수학 연산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게 된다.

◆ 15보수, 20보수, 30보수를 알면 복잡한 계산을 한번에=자동차 번호판을 응용한 셈카드에는 15보수, 20보수, 30보수가 숨어 있다. <표1>의 ①에서 4+2+3+1과 2+1+6+1을 두 개의 수를 동시에 보면 6+4와 3+7이 되어 10이 된다. 여기에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연산에서 아주 유용하게 쓰이는 15보수를 찾아낼 수 있다.

②에서 보면 9까지의 숫자 중 두 개를 더하여 15가 되는 경우는 8+7과 9+6의 2쌍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③에서 보듯이 10보수,15보수를 통해 20보수의 확장도 가능하다.9+6+5, 8+7+5, 9+9+2(9+1+9+1), 8+8+4(8+2+8+2) 등은 20보수다.

일련의 훈련을 통해 9+6과 8+7이 15임을 알면, ④에서처럼 9+6+9+6, 9+6+8+7이 30이라는 것도 쉽게 알 수 있다. 또한 9+9+9+3은 10보수의 확장인 9+1+9+1+9+1이라서 10+10+10=30이 된다.

더 나아가 30보수를 기억하고 있는 아이는 이를 응용해 9+6+7+7은 9+6+8+7보다 하나 적은 수인 29, 9+6+7+9는 하나 많은 수인 31이라는 것도 쉽게 얻어낸다. 국사를 잘하는 아이가 시대적 사건을 잘 기억하고 연관지을 수 있듯이 보수를 알면 복잡한 계산이 쉽게 해결된다. 어려운 수학이 쉽고 재미있는 수학으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 복잡한 계산을 간단한 계산으로 바꾸는 법=보수에 눈을 뜨게 되면 덧셈과 뺄셈이 예전과는 다르게 보인다. <표2>의 문제는 속도는 달라도 누구나 61이라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무조건 앞에 있는 수를 순서대로 덧셈을 하여 9+7=16, 16+6=22…와 같이 단순 계산만 한다면, 고학년이 되어 응용문제를 접했을 때 상당한 부담감을 안고 서서히 수학을 포기하게 되고 마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표2>와 같이 30보수를 활용하면 두뇌연산법으로 계산할 수 있고 또한 답에 대한 확신도 가질 수 있다.

실생활 속에서는 현명하던 사람도 이를 숫자로 바꾸면 <표3>처럼 모두가 대부분 받아내림으로 문제를 푼다. 그러나 '보수 뺄셈'을 활용하면 답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도출해 낼 수 있게 된다. 이런 지혜를 뺄셈에 적용하게 되면 머리도 좋아지게 되며 수학이 즐거워지게 된다.

안충호 한국두뇌연산연구소 소장 (www.semnar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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