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리조사, 진실 밝히되 용서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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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수환 추기경은 1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있은 관훈클럽(총무 김영일) 토론회 초청연사로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광주사태와 5공 비리는 그 진실이 분명히 밝혀져야 하지만 조사가 응징·보복을 목적으로 행해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추기경은 『이들 문제는 진실을 통해 우리 모두가 해방되고 진심으로 용서·화해하는 것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관계기사 5면>
김 추기경은 또 『당사자 스스로가 잘못이 있으면 국민에게 잘못을 밝히고 용서를 비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일이고 잘못이 없으면 없는 대로 이를 증언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추기경은 『올림픽은 세계 모든 민족의 화해와 평화라는 의미를 생각해야지 올림픽을 치르면 모든 것이 잘된다는 생각만 가지면 끝나고 나서 썰물이 지나간 허탈감만 남을 것』이라고 경계했다.
김 추기경은 현 정치상황에 대해 『여소야대의 상황이 불안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으나 대화로 풀어나가려는 노력이 있어 이제 민주화가 시작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하고 『정부는 양심수석방 등에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일문제에 대해서는 『민주화를 전제로 하여 민족 모두가 인간다운 삶을 살수 있는 통일이 이루어져야한다』고 전제하고 『통일을 위한 교류에서 공식적인 접촉창구는 정부로 일원화되어야 하지만 보다 효율적인 접촉을 위해 정부의 협조·양해아래 민간차원의 접촉도 많아져야한다』고 말했다.
급진학생의 좌경문제는 『군사독재에 대한 반발이 좌경을 낳았다』고 말하고 『최근 극우적 발언이 나오는데 극우는 극좌와 통하며 이들이 부딪치면 문제가 커진다』고 우려했다.
김 추기경은 『지금은 모두가 신념을 가지고 민주화를 추진해나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 추기경은 『학생들이 자기들 눈으로 계층간의 격차가 없고 인권이 보장되는 것을 볼 때 좌경이 줄어들 것』이며 『이상론이지만 남북학생회담 등을 통해 학생들이 한두 달 동안씩 북한을 다녀와 공산주의를 직접 체험해보도록 하는 것도 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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