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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판거래' 부인하자 전직 판사가 남긴 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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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자택 인근에서 '재판거래 의혹' 관련 입장을 발표를 마친 후 취재진 질문을 경청하며 눈을 감고 있다. [뉴스1]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자택 인근에서 '재판거래 의혹' 관련 입장을 발표를 마친 후 취재진 질문을 경청하며 눈을 감고 있다. [뉴스1]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재판 거래'와 '판사 사찰' 등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한 가운데 전직 판사인 이정렬(49·사법연수원 23기) 변호사가 "저는 잊으셨나요?"라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이 변호사는 2일 자신의 트위터에 관련 기사를 링크로 걸면서 "양 원장님. 서기호 판사와 저를 잊으셨나요? 아직 10년도 안 되었는데…서운합니다"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패러디물 일명 '가카새끼 짬뽕'을 제작해 법원장의 서면 경고를 받은 일로 유명하다.

2012년 영화 '부러진 화살' 상영 당시에는 영화 소재가 된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의 복직 소송과 관련해 재판부의 합의 내용을 공개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고 퇴직했다. 이 변호사는 당시 사법부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자 "당시 재판부 전원이 김 전 교수의 손을 들어주려 했다"며 재판부 합의 내용을 공개, 법원조직법 위반으로 징계를 받았다.

[사진 이정렬 변호사 트위터 캡처]

[사진 이정렬 변호사 트위터 캡처]

앞서 양 전 대법원장은 1일 오후 경기 성남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대법원장으로 재임하면서 대법원이나 하급심의 재판에 부당하게 간섭하거나 관여한 바가 결단코 없다”면서 “재판을 흥정거리로 삼아 방향을 왜곡하고 거래하는 일은 꿈도 꿀 수 없는, 정말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판사 사찰’ 의혹에 대해서도 “(상고법원 도입) 정책에 반대한다거나 재판에서 특정 성향을 나타냈다고 해서 해당 법관에게 불이익을 주거나 편향된 조처를 한 적이 없다”며 “그런 것을 가지고 법관에게 인사상 조치나 어떤 불이익을 주는 것은 잘못된 것이며, 아예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 조사단’(특조단)은 지난달 25일 양 전 원장 재임 때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도입을 추진하면서 특정 재판 결과를 활용해 박근혜 정부를 설득하려 한 문건이 발견됐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또,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판사의 동향과 성향, 재산 관계까지 파악했다고 덧붙였다. 특조단은 양 전 원장에게도 조사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양 전 원장이 거부해 그의 문건 작성 연루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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