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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르렁~드르렁 코골이 10분이면 끝!

중앙일보

입력

김모(45.여)씨는 지난해 군대에 간 아들(21)이 최근 휴가를 나오자 부랴부랴 '코골이' 수술부터 시켰다. 아들의 우렁찬 '야간 행진곡'이 부대원들에게 큰 폐를 끼치기 때문이다. 아들 말에 따르면 기상시간 깨어보면 자신의 침상 부근에 베개 여러 개가 떨어져 있다고 한다.(코 고는 소리에 화가 난 부대원이 던진 것)

코골이 환자는 본의 아니게 '공공의 적'이 된다. 물론 자신도 괴롭다. 깊은 잠을 자지못해 주간에 항상 피로감을 느낀다. 심하면 한동안 숨을 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른바 '수면 무(無)호흡증'으로 부인 등 가족을 깜짝 놀라게 하는가 하면 실제로 숨이 막혀 사망한 사례도 있다.

상사를 모시고 해외출장을 간 회사원은 자신의 코골이 때문에 상사가 잠을 못잘까봐 호텔 방 화장실 변기에 앉아 잤다고 한다.

지난 14일 우일섭(49.서울 서초구)씨는 한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몇년 새 코골이가 더욱 심해져 무호흡증이 30초 이상씩 발생하자 자식들에게 등을 떠밀리다시피해 온 것이다. 우 씨는 절친한 친구가 10년전 수술을 받고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지금까지 엄두를 못냈었다. 그러나 아내까지 가세해 "수술 안하면 이혼하겠다"고 협박(?)하는 바람에 마지못해 병원을 찾았다. 수술은 의외로 간단했다. 10분만에 끝나고 통증도 전혀 없었다.

'코골이 박사'인 민이비인후과 민원식(50)원장은 "3년 전부터 통증없는 방법들이 소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처음 국내에 알려진 임플란트 시술법은 정도가 심하지 않은 코골이 환자, 특히 젊은 여성들의 '잔잔한'코골이에 효과가 좋다.

코 고는 소리는 입을 벌리고 숨을 내쉴 때 목구멍 안의 점막이 문풍지처럼 진동하면서 발생한다. 임플란트 시술법은 이 점막과 가까운 입천장의 연한 부분에 임플란트(직경 2mm ,길이 18mm) 3개를 이식해 '점막 떨림'을 원천봉쇄하는 방법이다.

민 원장은 "임플란트는 50년간 치과 등에서 사용한 부작용없는 치료용 소재로 안심해도 좋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FDA승인도 받았다.

시술시간이 짧고 부분마취로 가능하다. 수술 첫날부터 음식을 삼키거나 얘기하는 데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다.

시술 전 후두 내시경검사가 꼭 필요하다. 코골이 및 수면무호흡증의 원인이 턱이나 혀 뒤쪽, 편도의 문제라면 임플란트 시술만으로는 효과를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코블레이터 수술법은 자면서 숨넘어가는 듯한 굉음를 내는 무호흡증이 심한 중년 남자들에게 적당하다. 레이저 수술 및 조직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고주파 온열 수술의 장점을 결합했다. 수술 후의 통증을 크게 줄였고 회복도 빠르다. 수술 부위 이물감도 빨리 없어지는 장점이 있다. 수술시간도 10여분이면 충분하다. 입원할 필요도 없다. 수술비는 100만~200만원선.

최근 뇌졸중 환자의 33%가 코골이 환자라는 국내 의료진 발표가 있었다. 고혈압.당뇨를 동반할 확률도 높아진다. 코 고는 동안 혈중 산소농도가 떨어져 심장박동수가 높아지고, 뇌혈관 산소농도도 떨어지면서 교감신경을 자극해 혈압이 높아지는 것이다. 무엇보다 단체생활에서 소외될 위험성이 있다. 문의 02-515-4477 (www.snoring.co.kr).

▶코는 왜 골까, 막을 방법은 없나

한 통계에 따르면 성인의 30%정도가 코를 곤다. 특히 성인 남자는 절반 정도가 이에 해당된다. 나이가 들고 비만일수록 증세가 잦아진다.

민원식 원장은 "코골이는 노화의 한 증상"이라며 "젊었을 때 전혀 코를 골지 않던 사람들도 4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술 마시거나 피곤하면 코을 곤다"고 한다. 목구멍 부근 조직의 긴장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턱뼈가 작거나 목이 짧을수록 코고는 경우가 많다. 선천적인 경우다.

단순 코골이와 가벼운 수준의 수면 무호흡증 환자라면 수술 대신 일단 생활습관을 바꿔보길 권한다. 술과 담배를 끊고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 숙면을 방해하는 음식물 섭취를 줄이는 것, 살을 빼는 것, 적당한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 잠자는 습관을 고치는 것 등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일반적인 건강상식을 지켜야 한다.

살을 빼는 것이 급선무다. 실제로 체중을 10% 줄이면 수면무호흡과 코골이는 50% 줄어든다는 보고가 있다.

술도 줄여야 한다. 잘 때는 옆으로 누운 자세가 좋다. 곁에서 잠자는 자세를 바꿔주기만 해도 증상이 완화된다.

수면제를 먹지 말아야 한다. 수면제는 호흡을 억제하고 목구멍 근육을 이완시키기 때문에 수면 무호흡증을 악화시킨다. 또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 불면증이 있다면 의사와 상의해 수면제 대신 다른 처방을 받도록 한다.

만성 콧병을 치료하라. 코가 막혀있으면 코를 골게 마련이다.

지속양압장치도 효과적이다. 잠자는 동안 코 위에 작은 마스크를 쓰고 이를 통해 공기를 불어넣도록 고안된 기계다. 치료 효과는 좋지만 대증요법일 뿐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니다.

▶ 코고는 아이들

코고는 어린이들이 의외로 많다. 한 조사결과는 "어린이 10%가 수면 중 코를 곤다"고 밝혔다.

부모는 단순한 코골이인지, 무호흡증을 동반한 코골이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단순 코골이는 자라면서 없어질 확률이 높지만 무호흡증 코골이는 서둘러 치료해야 한다. 성장 장애를 일으킬 수 있고 공부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코 고는 아이는 정상아에 비해 성장호르몬 분비가 적어진다. 성장호르몬은 잠들고 2시간 후 쯤 숙면에 접어들 때 활발하게 분비된다. 보통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다. 따라서 코골이는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한다.

푹 자지 못하다보니 정신이 흐리멍덩하고 주위가 산만해져 암기력이 떨어진다. 최근 독일 튀빙겐 대학의 크리스티안 포에츠 교수는 세계수면학회에서 잠잘 때 코를 고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학습능력이 2~3배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코를 고는 아이들은 산소 섭취량이 줄어 잠에서 깬 뒤에도 머리가 맑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코보다 입으로 숨쉬다보니 발음도 어눌해진다. 늘 입을 벌리고 지내다 보면 윗니가 돌출되면서 윗입술이 들리는 등 외모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민원식(50)
-현 민이비인후과 원장
-현 열린의사회 회장/대한임상암예방학회 사무총장
-서울대 의대 졸업
-서울대 의과대 외래교수, 인제대 서울백병원 교수 역임
-저서'닥터 민의 코골이 이야기''이비인후과 이야기'등

▶코골이 Q&A

Q/고3 남학생

올해 고3인데요. 코골이 때문에 걱정이에요. 공부도 열심히 해야하는 시기인데 어릴적부터 있었던 코골이 때문에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같아요. 수업시간에 잠깐 졸기만해도 코를 골아요. 기숙사 친구들이 시끄럽다고 원성이 자자해요..

코골다가 갑자기 숨도 안쉽니다. 혹시 축농증과도 관련이 있을까요? 초등학교때 축농증 때문에 병원에 다녔는데….

A/민원식 원장

고3이면 시간이 없겠지만 빨리 진찰받고 치료해야 공부에 지장을 받지 않겠죠. 축농증 코막힘이 있다면 코골이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수면중 무호흡증이 있다면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습니다. 수술을 권합니다. 코골이 소리를 녹음해 오시면 좋습니다. 무호흡증 주기를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Q/28세 여회사원

몇년전부터 코를 곱니다. 음주를 하면 더 심해지는것 같습니다. 친구들과 어딜 놀러가도 창피해서 맘놓고 잘 수가 없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고민스럽습니다.

A/민원식 원장

창피할 것 없습니다. 요즘 코골이 때문에 이비인후과를 찾는 젊은 여자 분이 많습니다. 코블레이터 및 임플란트 수술은 통증도 없고 시간도 10여분이면 가능합니다. 안전성도 인정 받은 수술법입니다. 코골이는 만성피로 및 두통의 주요원인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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