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성룡 기자]
화보책자 형태로 만든 오프라인 앨범이 발매된 건 12일. 그러나 타이틀곡은 이미 발매 한 달 전쯤 인터넷에 공개됐다.
"형, 큰일났어요."
타이틀곡 '내 사람'이 공개된 첫날, 인터넷을 들여다보던 김용준은 채동하에게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티즌 평이 심상치 않았다.
'설마 이게 타이틀은 아니죠?'
'그럼요. 타이틀을 벌써 공개할 리가 있나요.'
'빨리 다른 노래 올라와라.'
악평이 쏟아졌다. 곡 스타일이 확연히 변했기 때문이다. '살다가' '죄와벌' 등 울먹이듯 노래하는 소위 '소몰이 창법'도 버렸다. 감정을 절제하고 다소 담담하게 노래했다.
"SG워너비식 미디움템포 곡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잖아요. 변화가 필요하다 싶었어요."(채동하)
듣는 이들이 변화에 익숙해지도록 타이틀곡을 미리 공개했다. 의도는 적중했다. 3일 정도 지나자 악평은 거의 사라졌다. '내 사람'은 결국 각종 인터넷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예전에는 일부러 더 슬프게 불렀어요. 기교를 섞기도 했죠. 그런데 이제는 일부러 꾸미지 않고 편안하게 말하듯 불러요. 그런 변화가 마음에 들어요."(채동하)
그러나 팀의 막내이자 간판 보컬인 김진호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솔직히 우는 목소리 내는 게 지겹지는 않아요. 기쁜 노래보다 슬픈 노래를 부를 때 더 재미있거든요. 감정이 담기니까요." 이제 막 성인이 된 사내에게 '절제'란 어찌 보면 어울리지 않는 단어다.
"일본에 우리 팬이 5000명 정도 있대요. 5월에 일본에서 2000석 규모의 공연을 두 번 하거든요. 1000명 정도 못 오시는 분들을 위해 서비스 공연도 해야 할 것 같아요."(김진호)
"'동방신기'처럼 공식 팬클럽이 있는 건 아니지만 지난번 창원 공연 때는 우리 팬들이 중앙에 자리를 잡았더라고요. god랑 세븐도 나왔었는데…."(김용준)
맏형 채동하는 "이 친구들이 아직 어려서 그런 걸(팬이 많은 것) 좋아한다"며 동생들을 다독였다. 그는 "변화하려다 보니 익숙하지 않고 미흡한 부분이 있다"며 "아직 변화하는 과정에 있다고 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에서 앨범이 가장 많이 팔리는 그룹이지만 신인처럼 소박했다. 그게 바로 SG워너비를 지탱해주는 힘이 아닐까.
글=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