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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무엇을, 왜, 어떻게 만들지 공유하면 생각이 커집니다

중앙일보

입력

“무엇을 만들까.” 총 10주 동안의 프로젝트에 야심 차게 참여한 영메이커들 역시 피해갈 수 없는 고민입니다.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뚫고 토요일 아침부터 서울 세운상가에 모인 영메이커들은 다양한 재료를 앞에 두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기 시작했죠. 본격적으로 프로젝트에 돌입하기에 앞서 손 풀기 겸 워밍업을 하는 시간이에요. 다양한 색깔의 클레이부터 카드보드, 수수깡, 스펀지, 매직에 반짇고리도 보입니다. 이걸로 뭘 만들 수 있을까요.

시즌 1부터 참여한 김혜나(서울 용강중 1) 영메이커는 커다란 카드보드와 스펀지를 가져오더니 “일단 만들어 보자”며 김노아(서울 용강중 1) 영메이커와 함께 크기를 맞춰 노란 스펀지를 싹둑싹둑 잘라냅니다. “오, 계란말이 같은데?” 이리저리 모양을 잡던 노아가 빨간색, 파란색 스폰지를 잘라 이어 붙이네요. “이러면 필통이 되지 않을까.” “그럼 만들어봐, 난 그림을 그릴래.” 혜나는 카드보드에 색연필로 스케치를 시작합니다.

‘메이킹’은 더 나은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과정 자체를 즐기고, 나 혹은 또 다른 이가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기록하고 공유하는 것을 포함한다. 이를 위해 영메이커들이 오픈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있다.

‘메이킹’은 더 나은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과정 자체를 즐기고, 나 혹은 또 다른 이가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기록하고 공유하는 것을 포함한다. 이를 위해 영메이커들이 오픈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있다.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도전해 보려고요.” 최찬영(서울 홍대부속초 6) 영메이커는 게임에 나오는 총을 만들 거라고 하네요. 카드보드에 오각형 도안을 그리는 찬영이 옆에서 최서영‧추현진(서울 홍대부속초 6) 영메이커가 문어처럼 보이는 캐릭터를 오리고 있습니다. 무려 찬영이를 만들 거라며 안경 낀 모습이 닮지 않았냐고 웃었죠. 그러더니 이번엔 털실을 한 뭉치 가져옵니다. 어떤 아이디어가 떠오른 걸까요.

건너편에선 이지원(서울 진관초 6)‧박솔비(서울 창일중 1) 영메이커가 함께 놀이터를 꾸미고 있습니다. “집에서 햄스터를 3마리 키워요. 햄스터들이 놀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 거예요.” 솔비의 말에 지원이도 1마리 키운다며 함께 만든 미끄럼틀을 선보였습니다. 둘이 힘을 합치니 만드는 과정이 빠르게 진행됐죠.

툭툭 던지는 생각이 여러 가지 재료들을 통해 점차 모양을 갖춰 갑니다. 글루건을 이용하기 위해 줄 서 있던 백창준(인천 한길초 6) 영메이커는 어느새 3층 서랍장을 완성하고 잠금장치까지 만드네요. 김현수(서울 농학교 3) 영메이커는 클레이로 마징가 Z의 몸을 만들더니 수수깡을 가져옵니다. 무너지는 걸 막기 위해 지지대를 설치할 거라네요. 스스로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해 나가는 메이커답습니다. 어디선가 나타난 박연수 멘토가 칼로 자르는 걸 도와줬죠.

영메이커들은 각자 자신이 무엇을 만들었고, 만드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과 개선할 부분까지 다른 영메이커들에게 공개했다.

영메이커들은 각자 자신이 무엇을 만들었고, 만드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과 개선할 부분까지 다른 영메이커들에게 공개했다.

만들기를 일단락한 뒤엔 발표 시간입니다. 박주용 멘토가 “다른 친구가 했던 작업을 내가 할 수도 있고, 내용을 알아두면 비슷한 경우에 실패를 줄일 수 있죠. 친구들의 발표를 듣는 동안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도 있고요”라고 설명했어요. 처음에 뭘 만들지 모르겠다던 아이들은 저마다 무언가를 들고 앞으로 나갔습니다. 뭘 만들었는지, 왜 만들었는지, 만드는 과정에서 힘든 점은 무엇인지, 앞으로 추가할 부분은 무엇인지 조목조목 이야기했죠.

“캠프의 배예요. 캠프를 할 수 있는 배고, 나중에 실제 크기로 만들어서 친구들과 제주도로 캠프를 가고 싶어요. 배 앞쪽 장식은 위급할 때 SOS 신호를 보내기 위해 달았죠.” 수수깡과 스펀지 등을 이용해 멋진 배를 선보인 노상미‧정은혜(서울 농학교 3) 영메이커에게 박수가 쏟아집니다. 1시간 전만 해도 아직 고민하고 있다며 고개를 저었는데 말이죠. 필통을 만드는가 했던 노아는 아이언맨처럼 입는 갑옷을 내놨습니다. 카드보드로 팔을 감싸는 것을 만들다가 아이디어가 발전했다고 하네요.

현진‧서영이는 “느낌이 좋은 걸 만들다 보니 애벌레가 나왔다”며 풍선과 털실로 만든 장난감을 들어 보였습니다. 털실로 감싼 부분을 누르면 얼굴이 커지는 모습에 다들 웃음을 터뜨렸죠. “풍선을 세 개나 터뜨려 하나만 남았어요. 털실이 자꾸 풀리는데, 다음엔 테이프나 본드를 이용해 고정해 보려고요.”

김혜나 영메이커가 자신이 재해석한 '토토로 마을'의 콘셉트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김혜나 영메이커가 자신이 재해석한 '토토로 마을'의 콘셉트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조금 늦게 와서 시간이 모자랐다는 윤신혜(서울 전동중 1) 영메이커는 꽤 튼튼하게 만들어진 2단 서랍을 보여주며 “도안 그릴 때 크기를 잘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고요. 손을 번쩍 들고 발표에 나선 조익현(신원초 3)‧성일(신원초 1) 형제 영메이커는 “멋진 걸 만들고 싶었다”며 고무줄 총을 들고 나왔죠. 차례대로 과녁을 향해 쏘자 80점, 100점 고득점에 성공합니다. 간혹 발사가 잘 안 되자 “시간차 공격”이라며 너스레를 떨었죠. 발표를 마친 뒤엔 다른 영메이커들이 줄을 서서 총 쏘기 게임에 참가했어요.

발표 역시 오픈 포트폴리오(OPP‧Open Portfolio Project) 활동의 하나입니다. 세운상가 팀은 남궁영 멘토가 기록 담당을 맡아 활동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었는데요. 그뿐만 아니라 영메이커들 각자의 기록을 공유하는 오픈 포트폴리오에 대해 박민정 멘토가 설명했죠. “글 한 줄, 사진 한 장이라도 괜찮아요. 꾸준히 기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난 시즌에 참여했던 솔비가 도우미로 나서 영메이커들의 기록을 남길 앱 ‘young maker’를 어떻게 설치하는지 알려줬죠.

초등학생 영메이커들이 앱을 설치하는 동안 중학생 영메이커 네 사람은 각자 메이킹 기록용 홈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손중국(삼일중 2) 영메이커는 만든 장수풍뎅이를 다시 분해하며 만드는 과정을 하나하나 사진 찍고, 설명을 달아 방금 생성한 홈페이지(sites.google.com/view/sguk)에 올렸죠. 좀 더 진짜 풍뎅이처럼 보이기 위한 팁까지 꼼꼼하게 기록한 내용을 보고 다들 감탄했답니다.

장수풍뎅이를 키웠던 경험을 살려 만든 장수풍뎅이 모형 제작 과정을 하나하나 홈페이지에 기록하는 손중국 영메이커.

장수풍뎅이를 키웠던 경험을 살려 만든 장수풍뎅이 모형 제작 과정을 하나하나 홈페이지에 기록하는 손중국 영메이커.

소년중앙과 함께 영메이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메이커 교육실천 회장 이지선 숙명여대 교수는 오픈 포트폴리오의 좋은 예로 소년 퀸(Quin)을 소개했어요. 퀸은 초3~4 때인 2012년부터 3D 프린터‧아두이노 등을 이용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친구들에게 어떻게 만드는지 가르쳐줬죠. 실제로 움직이는지 실험하고 필요한 부품 설명까지 하나하나 기록해 온라인으로 공유했습니다. “제가 한번 가르쳐주면 그 사람들이 또 친구들에게 알려주고, 전체적으로 메이커 커뮤니티가 커져요. 서로서로 도울 수 있게 되는 거죠.” 29개 프로젝트는 8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봤어요. 퀸은 누구나 쉽게 메이킹을 할 수 있도록 키트를 제작해 홈페이지(http://qtechknow.com/)서 판매도 하죠.

이 교수는 “오픈 포트폴리오는 타인을 고려하며 만드는 포트폴리오라는 점이 기존 학생부 등과 다른 점”이라며 “내가 하는 일 자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거나, 이런 게 좋다고 알리며, 나도 즐겁고 남도 즐거운 활동을 같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사람들과의 소통 과정이기도 하고, 나의 가치를 알리며 이를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과정이기도 해요. 또 많은 사람들이 보고 응원하는 것에 힘을 얻기도 하고요. 인터넷을 통해 나의 포트폴리오를 전 세계와 공유하며 본인의 네트워크를 쌓아가는 데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글=김현정 기자 hyeon7@joonang.co.kr, 사진=송상섭(오픈스튜디오)

도전! 영메이커 - Open Portfolio Project

영메이커 프로젝트 시즌 4에 참여하지 못해 아쉬웠나요. 메이킹은 집에서도 할 수 있습니다. 도전! 영메이커 우리 집 편. 시즌 4 참여자들처럼 오픈 포트폴리오 활동을 해 봅시다. 무언가 만들었다면 그 과정을 사진으로 찍고, 어떤 과정인지, 왜 필요한지, 무엇이 부족했는지 등을 글로 적으면 돼요. 만드는 과정과 작품을 공유할 땐 기사에서 봤듯 홈페이지를 만들어도 좋고, 소중 홈페이지(sojoong.joins.com) 자유게시판에 올려도 좋습니다. 중요한 건 공유하는 거예요.

주제: 나의 프로젝트 / 워밍업 만들기

재료: (자신이 사용한 것)

만들고 싶은 것:

과정 설명:(단계별로 쓰면 더 좋아요)

완성작:(사진이나 영상 링크를 붙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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