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챔프 첫 등극 야심' 모비스 - 삼성 감독 기싸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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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삼성 안준호 감독 "체력·경험 한 수 위 정통 농구로 맞장"

모비스 유재학 감독 "변칙작전 승부수 윌리엄스 막겠나"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이 19일 시작한다. 정규리그 1위 팀 모비스와 2위 팀 삼성이 7전4선승제로 맞붙는다. 모비스의 투혼과 정교한 조직력, 삼성의 높이가 명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두 팀 사령탑은 수도승처럼 숙소에 칩거하며 필승 비책을 짜고 있다. 두 팀 숙소를 오가며 모비스 유재학 감독과 삼성 안준호 감독에게 귀동냥했다. 두 감독은 상대가 강한 점을 인정했지만 이길 수 있다고 장담했다. 두 감독과 나눈 얘기를 대화 형식으로 구성했다.

▶ 유재학 감독=삼성과 싸우게 될 줄 알았다. 삼성의 농구는 높고 빠르고 정확하다. 우리는 수비의 팀이다. 하지만 삼성을 100% 막기는 어렵고, 골밑이나 외곽 한 곳을 선택해 막을 것이다. 삼성은 기복이 심하다. 변화무쌍한 작전으로 무너뜨릴 수 있다.

▶ 안준호 감독=반만 막는다고? 우리한테는 안 된다. 우리는 정통농구고 모비스는 변칙농구인데 변칙으로 정통을 네 번 연속 이기지 못한다. 모비스의 크리스 윌리엄스만 막으면 모비스는 잡힌다.

▶ 유=삼성에 윌리엄스를 잡을 선수가 있나. 윌리엄스를 막으려면 결국 도움수비를 해야 하는데 그러면 다른 곳에서 슛기회가 난다. 3점슛 몇 방이면 수비가 무너질 거다. 물론 우리도 도움수비로 서장훈을 막겠다. 이건 우리 전공 분야다.

▶ 안=우리가 기복이 있다지만 오리온스와의 4강전을 통해 약점을 보완했다. 우리의 집중력과 팀워크는 최고다. 모비스에 우승해 본 선수가 있나. 유 감독도 우승 경험이 없지 않나. 서장훈.이규섭.강혁은 모두 챔피언을 해 본 선수다.

▶ 유=우승을 해 보지 못했어도 경험은 충분하다. 정규리그 54경기 모두 경험으로 축적됐다. 노련한 KCC와의 경기는 족집게 과외였다. 삼성이 KCC보다 경험이 많은 팀인가. 이제는 체력과 작전 싸움이다. 꿀릴 게 없다.

▶ 안=KCC가 모비스에 진 이유는 체력 때문이었다. 우리는 다르다. 4강전을 단 세 경기로 끝내 네 경기를 한 모비스보다 체력은 도리어 앞선다. 신장 차이가 크면 작은 팀이 먼저 지치게 된다. 우리에게는 체력전이 통하지 않는다.

▶ 유=키 큰 선수가 모두 골밑에서 뛰나. 삼성에 정통 센터는 올루미데 오예데지뿐이다. 서장훈은 외곽에서 뛸 때가 많고 존슨은 들락거리는 스타일이다. 덫을 놓아 이들의 발목을 잡겠다.

▶ 안=작전으로 키를 늘릴 수 있나. 모비스의 수비 방법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모비스 선수들이 과장된 동작으로 심판의 오심을 유도해 유리한 판정을 얻어내거나 다치기 쉬운 거친 농구를 변칙이라고 착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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