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버마 군중, 계엄군과 시가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랑군·방콕 UPI·로이터=연합】버마의 반정부 시위군중들은 대규모시위 사흘째인 10일 처음으로 반격에 나서 계엄군과 격렬한 시가전을 벌였으며 이에 따라 정부가 붕괴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목격자들과 외교소식통들은 지난 9일의 계엄군발포에 분격한 시위군중들이 상당수의 경찰서를 습격, 무기를 탈취했으며 보안군에 반격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기사 4,5면>
한 외교관은 『상당수의 경찰서들이 시위 군중에게 장악됐으며 이들이 경찰로부터 무기를 탈취, 무장태세를 갖추고있다』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지난 사흘간의 대규모 시위에서 총격을 받은 군중들이 보안군들에 반격을 가하고 있으며 전시가지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있다고 말했다.
방콕에서 청취된 랑군방송은 보안군이 10일 랑군에서 시위군중을 해산시키기 위해 15차례에 걸쳐 발포했으며 시위군중들이 경찰관 3명의 목을 잘랐다고 보도했다.
서방외교관들은 버마 북서부의 일부 군관구에서 시위진압명령을 거부하고 군에서 이탈자가 생기는 등 한때 강력했던 「세인·르윈」정부에 대한 군부의 지지가 약화되고 있다는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으며 한 외교관은 『나는 이 정부가 무너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외교관은 군부대 사이에 전투가 있었다는 보도도 있었다면서 쿠데타의 가능성도 높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 외교관은 상황이 매우 유동적이며 총성이 도심지를 비롯한 시내 여러 곳에서 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관들은 시위대원들이 차량과 상점들을 불태우는 등 과격한 양상을 보이고있다고 전하고 경찰서를 습격하는 과정에서 31이 사망하고 37명이 부상한 사가잉·만달레이·톤구 등 지방에서도 시위가 다시 재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랑군 현지 보도는 만달레이의 한 철도역에서 폭탄이 폭발했다고 말했으나 피해상황은 밝히지 않았다.
목격자들은 지난 3일부터 계엄에 들어간 랑군 시내에는 10일 시위군중 수백명이 조의를 상징하는 검은 깃발과 미얀마 국기를 들고 「르윈」의 타도를 외치고 있으며 골목마다 보안군이 삼엄한 경계를 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얀마 고위정부지도자들은 10일 밤 랑군시 중심부의 한 정부청사에서 철야 긴급회담을 개최했다고 미얀마 정부관리가 말했다.
강경파인 「르윈」 대통령은 직접 시위진압을 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한 외교관은 군사쿠데타가 일어날 가능성외에 집권당인 사회주의 계획당 중앙위원회가 투표로 「르윈」을 제거하는 합헌적 쿠데타의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