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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웨이중, NC를 구원하러 온 왼손 에이스

중앙일보

입력

NC 다이노스를 구원하러 '왼손 에이스' 왕웨이중(26·대만)이 왔다.

KBO리그의 첫 대만 출신 투수 NC 왕웨이중. [연합뉴스]

KBO리그의 첫 대만 출신 투수 NC 왕웨이중. [연합뉴스]

왕웨이중은 1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원정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안타 3개만 내주고 삼진 4개를 잡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에 힘입어 NC는 KT를 6-1로 이기고 3연패를 탈출했다.

왕웨이중은 지난달 28일 두산 베어스와 경기 이후 20일 만에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어깨와 팔꿈치 피로감으로 지난 5일 1군에서 말소돼 휴식을 취했던 왕웨이중은 이날 13일 만에 1군에 등록됐고, 선발등판해 시즌 4승(1패)째를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2.40에서 2.16으로 떨어졌다.

왕웨이중이 1군에서 제외된 사이 NC는 2승 7패를 기록하면서 최하위까지 곤두박질 쳤다. 그래도 김경문 NC 감독은 왕웨이중을 무리하게 쓰지 않았다. 왕웨이중은 지난해 미국에서 불펜 투수로 뛰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불펜 투수였던 제프 맨쉽을 영입했지만, 시즌 중반 팔꿈치 이상으로 한동안 쉬었고, 결국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그런 전례가 있기에 김 감독도 왕웨이중의 어깨와 팔 관리에 신경을 썼다. 18일 KT전에 앞서 "100개 이상은 못 던지게 할 것"이라고 했다. 왕웨이중은 5이닝까지 공 79개만 던지로 내려왔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좌완 파이어볼러'인 왕웨이중은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9㎞를 기록했다.

왕웨이중이 지난 4월 진해 벚꽃축제에 방문해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진 왕웨이중 SNS]

왕웨이중이 지난 4월 진해 벚꽃축제에 방문해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진 왕웨이중 SNS]

왕웨이중의 호투에도 경기를 질 수 있었다. NC는 불펜 평균자책점은 5.70으로 10개 팀 중 10위에 처져 있었다. 원종현이 6회에 올라와 연속 볼넷 2개를 내주며 NC 더그아웃은 초조해졌다. 그러나 배재환이 유한준을 병살타, 황재균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 급한 불을 껐다. 배재환은 7회 2사에서 로하스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1실점했지만, 이어 나온 최금강(1과3분의1이닝)-이민호(1이닝)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김경문 NC 감독은 경기 후 "왕웨이중이 비록 5회까지 던졌지만 에이스의 역할을 해줬다. 타자들도 적극적인 공격력을 보여줬다. 선수들 모두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믿음직스러운 에이스 왕웨이중의 복귀로 NC의 암울했던 분위기가 다소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왕웨이중은 "팀 분위기를 띄울 수 있어서 기쁘다. 팀이 어렵지만 반드시 반등의 기회가 올 것"이라고 했다.

키 1m88㎝, 몸무게 83㎏의 다부진 체격에 부리부리한 눈이 돋보이는 왕웨이중은 대만에서 온 최초의 KBO리그 투수다. 대만 야구는 그동안 한국 야구보다 한 수 아래로 여겨졌다. 그래서 대만 선수들은 외국인 영입 명단에 거론된 적은 있지만, 실제로 KBO리그를 밟은 적은 없었다. NC는 지난 1월 연봉 90만 달러(약 9억5000만원)를 주고 과감히 왕웨이중을 데려왔다.

대만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는 NC 투수 왕웨이중. [사진 NC 다이노스]

대만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는 NC 투수 왕웨이중. [사진 NC 다이노스]

그 덕분에 대만에서 '야구 한류'가 시작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다음주 중 글로벌 중계권 판매대행사와 대만 내 KBO리그 독점 중계권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대만 내 TV 방송은 물론 인터넷 포털과 모바일 등에서의 중계 권리도 모두 포함한다. 이 대행사는 대만 TV 방송사들과 재판매 가격을 협상 중이다. 모바일을 통해서는 다음 주부터 KBO리그 중계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는 KBO리그가 해외에 중계권을 파는 첫 사례다. 2016년과 2017년에 미국 한인방송에 중계권을 판매한 적이 있지만, 순수하게 다른 나라의 미디어와 독점 중계 계약을 맺는 것은 처음이다. 류대환 KBOP 대표이사는 "왕웨이중이 KBO리그에 오면서 대만 야구팬들의 관심이 커졌고, 이렇게 중계권 판매로 이어졌다"며 "중계권 판매 금액은 크지 않다. 당장의 이익보다는 KBO리그를 널리 알리는 데 주력하겠다"고 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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