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인도 승용차 하반기 국내 상륙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3면

인도차가 한국에 본격 상륙한다. 인도 최대 기업인 타타(Tata)그룹은 올 하반기 한국에서 소형차와 다목적 차(MPV)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그래픽 크게 보기>

타타 그룹은 계열사인 타타모터스(www.tatamotors.com)를 통해 지난해 3월 대우상용차(군산 소재)를 인수, 타타대우상용차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시판 차종은 배기량 l400㏄의 소형차인 인디카와 1400㏄ 세단인 인디고, 다목적차인 인디고SW 등으로 알려졌다. 이들 차량은 생산 원가가 500만~600만원에 불과해 한국에서는 관세 및 각종 세금(15% 정도)을 물고도 사양에 따라 700만~1000만원에 팔 수 있다. 국산 동급 승용차보다 10~30% 싼 가격이다.

타타가 검토하고 있는 가격은 인디고 세단의 경우 같은 크기인 현대차 베르나(1500㏄ 오토 기준 1100만~1200만원), 기아차 뉴 프라이드(1100만~1300만원)보다 20% 이상 싸다.

타타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기업의 업무용 차와 렌터카 시장을 먼저 공략한 뒤 일반 소형차 시장을 뚫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시장은 연간 5만~7만대 수준이다. 타타 관계자는 "한국차보다 싸게 팔 계획"이라며 "한국차와 비교해 성능이나 디자인에서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타타는 서울모터쇼가 열리는 29일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한다.

인도차의 한국 진출은 앞으로 중국 자동차업체가 만든 차량이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국내에 진출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다.

일본의 경우 2001년부터 도요타.혼다가 태국.필리핀 등지에서 만든 자사 차량을 거꾸로 수입해 팔고 있다. 싼 가격을 내세워 업무용 차량 시장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다.

국내차 업계는 타타의 차종이 현대차보다 기술적 측면 등에서 3~5년 정도 뒤져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특히 마감재와 편의장치 등에서 국산차에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자판 황순하 기획실장은 "한국 소비자의 감성 수준이 높아 소형차 시장이 쉽게 열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중국.인도 업체들이 앞으로 질 좋은 마감재를 조달해 20% 이상 싸게 팔면 소형차 시장은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2010년께에는 중국에서 만든 BMW.아우디 등 고급 차가 상륙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되면 고급 차는 독일.일본.미국산 수입차, 소형 차는 인도.중국산 차량의 공격을 받아 국산차는 샌드위치 형국이 될 우려도 있다.

◆ 어떤 차인가=98년 처음 나온 인디카는 현대차의 경차 아토스와 비슷하게 생겼다. 출시 52개월 만에 판매고 25만대를 돌파한 인도의 국민차다.

인디고는 2002년 나온 모델로 이탈리아 디자인 전문 업체인 IDEA가 디자인했다. 디젤.휘발유 엔진을 달았다. 디젤은 유로Ⅲ 환경기준을 만족시킨다. 인디고SW는 지난해 나온 새 차로 다목적 차량의 편리성을 겸비했다. 이들 차량은 인도에서 월 1만5000~2만대 정도 팔리고 있다.

타타모터스는 현재 유럽.아프리카.중동.아시아.호주 등에 차를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영국 MG로버 브랜드로 영국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판매하는 계약을 했다.

◆ 타타그룹=60년 설립된 인도 1위 그룹이다. 지난해 매출 14조5000억원(143억 달러)으로 인도 국내총생산(GDP)의 2.6%를 차지하고 있다. 91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자동차.엔지니어링.에너지.화학.소비재.정보통신.소재.서비스(호텔.리조트) 등 7개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타타모터스는 인도 자동차 시장 1위 업체다. 지난해 3조6000억원(35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타타모터스는 특히 중대형 상용차 부문에 강하다. 판매대수로 이 부문에선 세계 5위권이다. 트럭.트랙터.트레일러 등 150가지 모델을 생산한다.

승용차만 따져보면 인도 시장에서 마루티에 이어 2위다. 승용차 브랜드 2개가 인도 시장 '톱10'에 들어가 있다. 현재 300만 대가 운행 중이다.

연구개발센터에는 1800여 명의 엔지니어가 근무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04년 9월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김태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