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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밤에 어우러진 창·사물놀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시원한 물줄기가 솟구치는 서울 세종문화회관 분수대 광장에서 『한여름 밤의 국악연주회』가 열려 시민들에게 즐거운 한때를 선사했다.
28일 오후 8시30분부터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지휘 김용만)의 『대취타』로 시작된 이 야외연주회에는 유모차를 끌고 나온 젊은 부부, 손자·손녀와 함께 밤나들이 나온 노인, 데이트하는 젊은이, 수없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원더풀!』을 연발하는 외국관광객 등 약 5천명의 남녀노소가 몰려들어 대성황을 이루었다.
옥외 특수조명을 받으며 각양각색으로 변하는 분수가 성창순씨의 창, 안숙선·강정숙·유수정씨의 가야금병창, 서울시립무용단 한정숙씨의 살풀이춤, 중앙국악관현악단 사물놀이 패의 사물놀이공연 등과 한데 어우러져 신나는 춤과 노래마당이 펼쳐졌다.
시민들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연극단과 함께 『쾌지나 칭 칭』 『강강술래』 등 민요를 부르며 손에 손을 잡고 빙빙 돌다가 아쉬운 표정으로 분수대 광장을 떠난 것은 10시30분쯤.
그 정도의 인파를 미처 예상하지 못하고 선정한 무대위치 때문에 멀리서는 잘 볼 수 없었다든가 공연 도중의 세련되지 못한 막간 처리 등 미흡한 점도 없지 않았으나 일단 남녀노소가 스스럼없이 한바탕 즐기도록 하는데는 크게 성공했다.
이 국악연주회는 지난 25일의 서울시립합창단·소년소녀합창단 연주회와 26일의 시립교향악단 연주회에 이은 시민축제 마지막 무대. 배병호 관장은 『앞으로도 계속 다양한 야외공연을 개발해서 올림픽이 끝난 뒤 예상되는 문화적 공백기를 실속있게 채우는 한편, 유료실내공연에서는 소외되기 십상인 일반시민들을 문화예술 인구로 흡수하는 문화촉매운동을 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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