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기KT배왕위전] '죽음의 조'에 몰린 7명의 강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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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제40기KT배왕위전'

<예선 하이라이트>
○ . 강동윤 4단 ● . 이세돌 9단

원성진 7단, 조한승 8단, 안조영 9단, 이세돌 9단, 강동윤 4단, 이희성 6단, 조훈현 9단…. 추첨이 끝난 D조의 명단을 읽어가다가 숨이 턱 막혀온다. '죽음의 조'라는 말이 유행이지만 이건 진짜 죽음의 조다.

대진표는 A, B, C, D 4개 조로 나뉜다. 다시 각 조를 두 토막으로 나눈 8개 조 중 하나에 위에서 열거한 7명의 강자가 밀집대형으로 들어섰다. 지난해 신인왕 강동윤을 빼면 모두 랭킹 10위 안에 드는 실력자다.

게다가 D조의 오른편 반 토막을 보니 최철한 9단과 유창혁 9단의 이름이 들어온다. 이 모두를 통과해 D조의 꼭대기에 올라가면 겨우 '4강'이다. 64강전에서 만난 이세돌과 강동윤은 겨우 첩첩산중의 입구에 서있는 셈이다. 우승이란 참 먼 길이다.

장면도(66 ~ 77)=중앙 흑세가 울울창창하다. 강동윤 4단의 66은 가벼운 응수 타진. 중앙에서의 본격 승부를 예감하며 한 수 던져본 것. 이런 경우 흑은 시비의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가볍게 뻗는다. 한데 이세돌 9단은 67로 휙 기습을 가해왔고 백은 즉각 68로 반발했다.

갑자기 전운이 감돌더니 순식간에 전면전이 시작됐다. 이세돌의 69, 71은 최강수. 흑은 눈감고 죽죽 막아간다. 백의 강동윤도 눈감고 기어나간다. 제로섬 게임이다. 죽느냐, 사느냐.

참고도=3으로 몬 다음 5로 들여다본 수가 타개의 묘수였고 유일한 활로였다(A로 끊었다가는 촉촉수로 잡힌다). 한데 백5 다음 흑이 A로 이으면 어찌 되는 것일까. 그때는 백B로 끊는 수가 맥이다. 그 후의 수순을 음미해 보시기 바란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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