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경기 침체국면 초입 단계” 기재부 진단 반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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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우리 경제가 회복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강변했지만, 대통령 경제자문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가 기획재정부의 이러한 진단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세계는 미래를 향해 뛰는데 한국은 규제 완화가 부진하고 산업 구조조정이 늦어 역동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세계는 미래를 향해 뛰는데 한국은 규제 완화가 부진하고 산업 구조조정이 늦어 역동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14일 자신의 SNS를 통해 “여러 지표로 봐 경기는 오히려 침체 국면의 초입 단계에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김 부의장은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가 국가미래연구원에 기고한 ‘정부의 경기 판단, 문제 있다’는 글에 동감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부의장은 지난 12일에도 “정부가 신뢰를 잃으면 어떻게 될까? 기재부가 경제 상황을 ‘회복의 흐름이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믿고 싶다. 그러나 어쩐지 믿어지지 않는다. 나만 그럴까?”라고 밝혔다.

국민경제자문회의는 헌법에 근거해 설치된 대통령 경제자문기구다. 문재인 대통령이 의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해 5월 21일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이 부의장에 임명됐다.

[사진 SNS 캡처]

[사진 SNS 캡처]

앞서 김상봉 교수는 기고에서 “정부의 경제 회복 흐름 평가와 달리 경제성장률보다 낮은 소비와 서비스업 일부가 개선된 부분을 빼면 생산과 투자, 수출이 감소해 우리 경제가 회복 흐름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그는 오히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0.2포인트 하락하고 있어 경기사이클 4국면을 기준으로 후퇴기의 초입에 있을 수도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에 대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의 2월 OECD 경기선행지수는 9개월 연속 하락해 경기하강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며 “월별통계를 보면 2분기 경제성장률은 소비를 제외한 부분은 거의 나아진 부분이 보이지 않는 만큼, 회복 흐름이라는 정부의 경기판단은 문제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교수는 문재인 정부 1년간 경제 정책의 성과에 대해“성장률이 3%를 넘기면서 어느 정도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세계 경제와 비교하면 아쉬운 실적이다”고 평가했다.

앞서 기재부는 11일 발간한 경제동향 5월호(그린북)에서 “우리 경제는 1~2월 높은 기저 영향 등으로 광공업 생산·투자가 조정을 받은 가운데 소비는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생산·투자 조정’ 표현을 놓고 경기 하향이라는 언론의 분석이 나오자, 기재부는 “전반적으로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정정한 바 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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