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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언론 |국민「알권리」외면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일본언론들에 대한 평판은 그렇게 명예롭지만은 않다.
최근 유수한 신문들의 최고경영자·간부가 금융스캔들에 휘말려 사임해도 일본언론계는 대부분 꿀먹은 벙어리로 함구하고 있어 불명예를 더욱 자초하고 있다.
지난 7월중순 일본의 현·전직 수상과 일부 각료들도 구설수에 올랐던 이 스캔들은 리쿠르트 코스모스라는 부동산회사의 주식을 헐값에 매입한 후 수십만달러의 이익을 챙긴 일본경제신문사장과 마이니치(매일)신문의 중역이 사임한 사건이다. 이 사건에는 또 다른 신문의간부도 관계된 것으로 여겨진다.
일본신문들의 공통된 단점은 서구신문에는 모두 보도가 된 사실을 묵살해 소문만 무성한채 일본인들을 무지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일본판 워터게이트사건이라 불렸던 74년의 「다나카」(전중)전수상의 수상쩍은 금융부정사건도 「다치바나·다카시」라는 프리랜서 언론인이 한 월간지에 폭로해서 밝혀졌다.
일본의 유수한 신문들은 해외언론들이 이를 보도하자 마지못해 기사화했다. 「다치바나」씨는 일본언론계의 이같은 현상은 그 이후 더욱 심각하다고 말한다.
일본언론의 양태는 이 모양이지만 판매부수만큼은 위력적이다. 요미우리(독매)가 9백만부이상을, 아사히(조일)가 8백만부정도를 발행하며 기타 3개의 주요신문 발행부수도 2백만부를 웃돌고 있다.
발행부수에 걸맞게 4대일간지의 역사도 1백년정도나 된다. 게다가 기자는 넘쳐 4개일간지들은 3천명정도의 기자를 채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신문들이 세계에서 「가장 멍청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이유중의 하나는 집권자민당과의 불건전한 유대관계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모든 정부부처, 정당, 대기업들에는 「기샤쿠라부」라는 기자클럽이 마련돼 있는데 이클럽의 불문율은 기자모두가 대충 비슷한 기사들을 써내야 하는 것으로 얘기할수 있다.
심지어 어떤 기자는 이 클럽의 역할이 특정신문의 특종을 막는 일이라고 말한다. 이 불문규칙을 어기면 당장 쫓겨나기 십상이다.
유수한 일간지들의 언론인들은 성공했거나 장래가 유망한 정치인들과 결속돼 있는데 이같은 관계는 언론인들에게 장기적인 이득을 가져다 주고 있다.
해당 정치인의 주가가 오르면 밀착된 기자의 주가도 덩달아 뛰기 때문이다. 자민당내의 파벌암투는 언론계내의 권력투쟁으로 비쳐진다.
일부 언론인들은 이 정치판에 끼어들어 정계 거물간의 메신저역할을 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돈을 주고받기도 한다.
일본의 정치기자들과 환담하면 기사화는 안된 상당량의 고십기사거리를 건져낼 수 있다.
그중 대규모 기자회견에서 행한 「나카소네·야스히로」(중증근강홍)전수상의 악명높은 발언이였던 『미국의 지적자원은 너무 많은 흑인과 스페인계들에 의해 사라지고 있다』는 망발도 외국기자들에 의해서 기사화됐다.
그런데 이번에 아주 이상하게도 리쿠르트스캔들이 아사히(조일)신문의 사회면에 보도됐는데 이를 보도한 기자중의 한사람은「다나카」스캔들을 폭로할 때 「다치바나」와 함께 잠시 일했던 기자다.
최근에는 이 사건을 정치기고가들이 기사화하기 시작했다.
정부를 곤란지경에 빠뜨렸을 이 사건이 세인들의 관심에서 잊혀져 가기 때문에 기사화가 가능한 것은 설마 아닐것이라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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