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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해역 '잠수함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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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한반도를 둘러싼 해역에서 '잠수함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북핵 문제로 한반도 위기 상황이 점차 고조되자 미.중.일.러 등 주변 강대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의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최근 한반도 해역에서 남북을 포함한 미.중.일.러의 잠수함 작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지난 8일 보도했다.

지난달 말 동해상에서 벌어진 러시아 해상 군사훈련을 전후 해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는 각국의 잠수함들이 몰려들어 치열한 정보 수집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이는 북한 핵 문제가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일본은 대마도(對馬島)를 중심기지로 활용해 2천4백50t에서 2천7백50t급의 '오야시오(親潮)'급 잠수함 4척과 '하루시오(春潮)''유시오(夕潮)'급 각 6척 등 모두 16척의 잠수함을 운용 중이며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 잠수함에 비해 신형이라 기술력과 전투력 면에서 가장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고 이 신문은 소개했다.

최근 한반도 상황에 부쩍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러시아도 6척에 달하는 잠수함을 이용해 동해에서의 작전을 크게 강화하고 있으며 향후 대(對)한반도 해양 작전능력을 더욱 보강하기 위해 잠수함 등을 더 증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적으로 한반도에 대한 군사력 운용이 매우 활발한 미국도 한반도 주변과 대만해협을 상대로 이미 10척의 핵 미사일 탑재 잠수함과 27척의 공격형 잠수함을 배치한 상태며 최근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 공격형 'LA'급 잠수함 3척을 괌 미군기지에 증파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신문은 밝혔다.

북한도 소련제 R급 22척, W급 4척, 소형 잠수함 45척을 동원해 동해에서의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또한 칭다오(靑島).다롄(大連)의 해군기지에서 잠수함을 운용하며 한반도 상황에 대한 정보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역시 최근 들어 잠수함부대 증강에 나섰으며, 해저 3백m에서 활동할 수 있는 최신 잠수함을 독일에서 도입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이와 관련, 이 신문은 한.미.일 삼국은 북한 잠수함에 대처하기 위해 수중음파탐지기와 PC-3 대잠(對潛) 항공기까지 동원, 탐지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3국의 '해저 공조'는 단기적으로는 북한 잠수함의 출항을 견제하고, 장기적으로는 북한이 외부 해역으로 진출하는 이동로를 차단하는 수중 봉쇄선을 구축하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환구시보는 이같은 남북을 포함해 주변 강대국의 잠수함 작전이 강화되면서 잠수함끼리 '어깨를 스치는 듯한' 위험한 상황이 빈발하고 있어 안전사고 등 우려가 커지는 상태라고 전했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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