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세월호 부적절한 사용에 MBC 사장 사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전지적 참견 시점’ 방송 화면. [MBC]

‘전지적 참견 시점’ 방송 화면. [MBC]

세월호 사건 당일 화면을 모자이크 처리해 사용했다. [MBC]

세월호 사건 당일 화면을 모자이크 처리해 사용했다. [MBC]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5일 방송에는 개그우먼 이영자가 어묵을 먹는 장면에 ‘[속보] 이영자 어묵 먹다 말고 충격 고백’이라는 패러디 뉴스 형식이 등장했다. 하지만 삽입된 뉴스 화면이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특보임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빚어졌다. 특히 ‘어묵’은 극우 성향 커뮤니티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비하하는데 썼던 표현이라 충격을 더하고 있다.

관찰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 #파문 커져 이영자는 녹화 불참

방송사 측은 ‘다시보기’ 서비스에서 해당 장면을 삭제했으나 논란은 쉽게 수그러 들지 않았다. 시청자들은 정확한 설명이나 사과 없이 상황을 은폐하려고 한 것 아니냐며 이 프로의 온라인 게시판에 ‘일베 아웃’ 등의 문구를 줄줄이 올렸다. ‘전참시’ 제작진은 9일 오전 “방송된 화면은 자료 영상을 담당하는 직원으로부터 모자이크 상태로 제공 받은 것으로 편집 후반 작업에서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사용하게 됐다”며 사과문을 발표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MBC는 “긴급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사안을 철저히 조사하겠다. 관련자 책임을 묻고 유사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책을 강구하겠다”고 이날 다시 2차 사과문을 발표했다. 최승호 사장도 직접 페이스북에 “MBC는 지난해 12월 정상화 이후 세월호 참사에 대한 과거 왜곡 보도를 반성하고 세월호 참사 유가족께 사과드린 바 있다. 그런데 다시 이런 사건이 발생해 매우 죄송스럽고 참담하다”며 사과문을 올렸다.

이번 일로 충격을 받은 이영자는 이번주 녹화 불참을 선언했다. 그동안 맛깔난 ‘먹방(먹는 방송)’으로 이 프로의 인기를 견인해온 이영자 측은 “현장에서 방송을 볼 때는 해당 내용이 없었다”며 “다음 녹화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고, 추후 진행 사항은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개그맨 김생민이 ‘미투’ 문제로 하차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