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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옥 부부장 승진 임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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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북한의 대남 정책을 총괄하는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에 임동옥 제1 부부장이 승진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전선부장은 2003년 10월 김용순 사망 이래 공석이었다. 대북 소식통은 10일 "남한 측 인사가 최근 대북 접촉 과정에서 임씨의 통일전선부장 임명 사실을 북측 관계자로부터 확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도 "그런 정보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통일전선부장이 겸임해온 당 중앙위 비서국의 대남담당 비서까지 맡았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용순 전 부장은 당 비서를 함께 맡았었다. 북한은 또 통전부 제1 부부장에 최승철 부부장 겸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을 임명하는 등 대남 라인 전반을 보완하거나 재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부장은 지난해 8월 북한 당국 대표단에 포함돼 서울을 방문했으며,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과 남북 간 비공개 채널을 가동하기도 했다. 지난해 국가정보원은 그를 최승철.오극렬 노동당 작전부장, 강관주 대외연락부장과 함께 대남 실세 4인방으로 지목한 바 있다.

이영종 기자

[뉴스 분석] "평생 대남 사업 … " 막후 실력자
흐트러진 대남라인 전열 정비

북한의 임동옥 통일전선부장 임명은 대남 라인 전열 정비를 의미한다. 북한의 대남 라인은 송호경 아태평화위 부위원장 사망과 전금진(전금철) 내각 책임참사의 사실상 2선 퇴진으로 다소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왔다. 3년 전 사망한 김용순의 공백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북한으로선 올 초 들고 나온 남한 내 '반(反)보수 대연합' 구축이나 민족 공조 실현을 위해 임 부장의 경험이 절실했을 수 있다. 그는 2000년 9월 제주도 방문 때 "대남 사업만 38년 했다"고 스스로 말할 정도의 대남 베테랑이다. 당시 김용순 비서도 중요 결정을 하기 전에는 "우리 부부장 선생 의견은 어떠신지"라고 묻곤 했다. 그가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남한 주요 인사 면담 때 단골로 배석한 점은 김 위원장의 신임이 그만큼 두텁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가 70대 고령임에도 세대교체의 물결을 피해간 것은 이런 점 때문이란 풀이다.

임동옥이 통일전선부장이 됐다고 해서 북한의 대남 정책 기조가 크게 바뀌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는 제1 부부장으로 있으면서 막후에서 정책을 조정해 왔다. 실리를 챙기는 대남 정책에는 소장파로 분류되는 50세의 최승철을 내세울 수 있다. 정부 당국자는 "임씨가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 흐름에 정통한 만큼 화해.협력 기조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통일전선부=북한의 대남 전략 기조인 통일전선 공작과 남북대화 업무를 실질적으로 지휘하는 핵심 부서. 1978년 설치됐으며, 노동당 중앙위 소속 전문 부서다. 대남 심리전 등도 주관한다. 산하에 조국평화통일위원회와 아태평화위를 비롯한 외곽단체를 두고 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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