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제품 광고 만들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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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설원 위를 달리는 자동차. 눈앞엔 순백색 장관이 펼쳐진다.(사진1)

그러나 이 모든 아름다운 광경이 '빌어먹을' SUV 때문에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사진2)

지구 온난화는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일깨운다.(사진3)

환경단체가 만든 공익광고가 아니다.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가 '셰비 타호 SUV' 마케팅 수단으로 내놓은 '네 멋대로 해라(DIY.do-it-yourseif)' 광고다.

GM은 최근 유행하는 마케팅 트렌드인 '소비자가 직접 만드는 광고' 전략을 '셰비 타호' 판매에 활용하고 있다. 지난달 인터넷 사이트(www.chevyapprentice.com)를 개설하고 50여 개의 비디오 클립을 올렸다. 이 중 10여 개를 소비자가 직접 선택.편집, 30초 짜리 광고를 만들어 볼 수 있도록 했다. 우수 광고를 제작한 사람에겐 상을 줄 계획이다. 그러나 문제는 광고가 아니라 제품을 비난하는 역광고가 제작될 수 있다는 점. GM의 멜리사 테자노 홍보책임자는 최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안티 광고는 예상했던 것"이라며 "대중을 사로잡기 위해선 어쨌든 새로운 것을 시도해야 한다"고 DIY 광고 캠페인을 옹호했다.

컴퓨터가 광범위하게 보급되고 비디오 편집이 손쉬워지면서 DIY 광고 마케팅 전략은 인기를 끌고 있다. 소비자에게 색다른 체험 기회를 제공해 제품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고, 이를 통해 얻은 독창적 아이디어를 실제 광고에 응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마스터카드가 실시 중인 '지극히 소중한(priceless)' 캠페인은 사람들의 시선을 성공적으로 끌어모으고 있다.

아모 마케팅의 개리 스테인 이사는 "소비자가 직접 만든 상상력 풍부한 광고가 브랜드 이미지를 배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광고대행사협회의 마이크 도나휴 부사장은 "GM의 사례처럼 통제 불가능한 광고가 탄생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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