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재계노린 "양면좌우"|미 듀카키스의 「벤슨」러닝메이트 선택 속셈|벤슨, 의회서 24년간 기업이익보호 힘써|6.25때 원자탄사용하자던 강경반공론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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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내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후보로정식지명될것이확실한 「듀카키스」매사추세츠주지사가 텍사스주상원의원「로이드·벤슨」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한 것은 「듀카키스」의 득표전략에서 나온 인선이라 할수있다. 최근 한달이상 「듀카키스」가 러닝메이트를 물색하면서 많은 사람이 거명되는 가운데 「벤슨」도 포함됐지만 그자신은 『흥미가 없다』는 반응을 보여왔다. 그의 관심은 금년말로 임기가 끝나는 상원의원의 재선운동이었다.
공연히 러닝 메이트 하마평에만 오르내리다가 제외되면 그의 선거운동에 나쁜 영향을 미칠까봐 오히려 거론되는 것조차 꺼려왔다. 「벤슨」과함께 「듀카키스」의 러닝 메이트로 거론되어 온 인물은 대부분 남부 또는 중서부출신들이다.
조지아주상원의원 「샘·넌」, 민주당 대통령후보 예비선거에 나섰던 「앨버트·고어」테네시주상원의원, 조지아주의 신진상원의원 「위치·파울러」등이 남부사람들이고 중서부정치인으로 오하이오주 상원의원「존·글렌」, 인디애나주 하원의원 「리·해밀턴」, 예비선거경쟁자였던 미주리주하원의원「리처드·게파트」등. 특히 「듀카키스」와 끝까지 예비선거에서 맞서온 시카고출신 흑인목사 「제시·잭슨」은 『러닝 메이트를 제의해오면 수락하겠다』며 노골적인 희망을 표명해왔다.
「듀카키스」가 남부및 중서부에서 러닝 메이트를 물색해온것은 그곳이 자신의 취약지역이기 때문이다. 특히 남부에서는 「텍사스」출신의 「부시」가 확실한 우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여론조사가말해주고 있다.
동북부출신이며 「부시」에의해 진보주의자로 몰리고있는「듀카키스」로서는 보수주의적인 남부 또는 이들과 비슷한 성향인 중서부를 놓치지 않기위해 이 지역출신을 고르지 않을수 없었던 것이다.
특히 그가 남부인사중에서도 「벤슨」을 선택한 것은 보수적인 기업인 내지 재계를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벤슨」은 상원재무위위원장이기도 하지만 경력상 재계와 중요한 교량역할을 해낼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벤슨」은 외양부터 정치인보다는 대기업 주요간부같은냄새를 풍긴다. 24년간의 의회생활을 통해 한결같이 조세·통상정책면에서 미국기업의 이익증진에 발벗고 나선인물이다.
재무위원장이 된후 워싱턴의 기업로비스트들에게 월1회 그와 아침식사를 함께하는 댓가로 1만달러씩을 요구했었다는 일화는 널리 알려져있다.
「레이건」대통령이 보호주의법안이라는 이유로 거부권을행사한 의회종합무역법안중 하원안은 「게파트」등이 제안했고 상원안은 「벤슨」등의 이름으로 제출됐다.
그는 보호무역주의경향이 의회를 지배하기 시작한 85년일본등 대미수출국으로부터의 수입품에 25%의 과징금을 부과하자는 하원민주당의원들의 움직임에 가세하고 일본자동차의 대미수출에 제한을 가하자는 「존·댄포드」공화당의원에 합세했다.
백만장자인 아버지밑에서 자라 27세에 하원에 발을 디뎠고 15년후 상원에 진출했을때는 그자신 보험업으로 백만장자가 되어 있었다.
70년 첫 상원의원 출마때는 석유백만장자인 「조지·부시」현부통령과 맞서 승리했다.
이번엔 비록 부통령 러닝메이트이지만 또다시 「부시」와 텍사스에서 대결하게 되는셈이다.
「부시」에 못지않은 텍사스보수주의자로 알려진 「벤슨」은 한국동란때 원자탄을 써서 전쟁을 끝내라는 강경반공자세를 보인 인물로도 기록돼있다.
한편 공화당쪽은 「듀카키스」의 러닝메이트가 결정된 지금부터 입선에 들어갈 예정이다. 예비선거에 나섰던 「로버트·돌」상원원내총무와 그부인 「엘리자베스·도」전교통장관, 「진·커크패트릭」전유엔대사등이 거론되는데 역시 지역적 고려가 가장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워 싱 턴=한 남 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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