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들의 돈타령 권희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세상에서 제일 좋은게뭐게 ?』
『돈! 돈이 최고야. 난 커서 돈 많은 부자가 될거다.』
『그래, 맞아. 돈보다 좋은게 어디있니? 요즘은 돈이 많아야 큰소리치고 사는 세상이래. 』
놀랍게도 6∼7세 가량의 어린이들이 놀이터에서 소꿉장난하면서 저희끼리 주고받는 말이다. 그저 어이없는 웃음끝에 서글픈 생각마저 들었다.
도대체 돈이 뭐길래 아직 인생이 뭔지도 모를 철부지 어린이 입에서까지 저런 말들이 나오는걸까? 하기사 『삼촌이 좋아?고모가 좋아?』하고 물으면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삼촌이 좋아. 삼촌은 로버트도 사주고 맛있는 것도 사주고 돈도 주니까』하고 대답하는 세상이다.
단순히 철없는 아이들의 얘기로 읏어 넘겨도되는 것일까?
아이들의 돈에 대한 이런 인식은 어른들의 무심한 이야기와 행동 때문에 점점 엉End하게 빗나가고 있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늙어서 돈이 없으면 자식에게 괄시를 받으니 젊었을때 부지런히 돈을 모아야 한다』든가 『돈이 있어야 사람구실을 하고 돈이 없으면 인간대접도 못받는다』는 말을 아이들앞에서도 무심코 내뱉는 어른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 어른들한테서 보고 배우는 아이들 입에서 『돈이 최고』라는 말이나오는 것은 차라리 당연한 일인듯 싶다.
쌔근거리며 곤히 잠들어 있는 아가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새삼엄마로서의 크나큰 책임감이 느껴진다.
우리아가가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진정 소중하고 가치있는 것은 결코 돈이나 물질적인 것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평소 엄마·아빠의 살아가는 자세에서 저절로 느끼게 해야지.<경기도부천시역곡동98의2 현진아파트4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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