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연승 탄력 맨U, 뒤집기 우승하려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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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3월 초만 해도 첼시의 우승을 의심하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어요. 2위와의 승점 차이가 두 자릿수였으니까요. 프리미어리그를 재미없게 만든다는 비난과 질투를 고스란히 받았던 첼시, 그들이 잠깐 삐걱한 틈을 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8연승을 거두며 바짝 따라왔어요. 축구 팬들이 시즌 막판까지 시선을 고정할 수밖에 없겠네요.

맨U는 넉 달 전만 하더라도 추락의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수선했었지요. 뭔가 나사가 풀린 듯한 플레이로 2위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으니까요.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일찌감치 탈락, UEFA 컵에도 참가하지 못하고…. 약체 미들즈브러에 충격의 1-4 패, 로이 킨의 신랄한 동료 비판(일명 키노게이트, 결국 로이 킨이 팀을 떠나죠), 19년 동안 자리를 지킨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경질설 등…. 하지만 명장은 역시 다른가 봐요. 퍼거슨 감독, 그렇게 언론의 질타를 받을 때도 변함 없는 자신감으로 맨U의 부활을 장담하더니 결국 기적을 일으킬 준비를 하고 있네요.

맨U의 우승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냉정하게 보자면 그리 높아 보이지는 않아요. 맨U(승점 72)는 남은 6경기 중 강팀 아스널(5위).토트넘(4위).첼시를 만나야 합니다. 이에 반해 첼시(승점 79)는 남은 6경기 중 맨U를 빼고는 비교적 쉬운 상대예요. 맨U가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6경기를 다 이긴 뒤에 첼시가 세 번 이상 지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첼시가 3승1무2패를 하면 승점(90)이 같아지지만 골득실(맨U 34, 첼시 41)에서 맨U가 불리합니다. 대부분의 잉글랜드 팬은 첼시의 우승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예요. 물론 이번 주말에 열리는 맨U-아스널 경기 결과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겠지만요.

맨U가 이기고 첼시가 웨스트햄에 발목을 잡힌다면 분위기가 묘해지겠죠. 4위를 차지하려는 아스널의 웽거 감독도 맨U를 잡고 첼시의 우승을 도와주겠다고 공언을 한 상태에서 맨U가 홈 구장에서 연승 행진을 이어간다면 그 상승세는 아무도 멈추게 할 수 없을 것 같네요.

아스널 서포터인 필립 카즈웰은 "첼시가 우승할 것이다. 최근 몇 경기는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챔피언스리그의 꿈을 포기한 상태에서 그들이 거의 다 잡은 리그 우승을 놓칠 만큼 정신력이 해이해지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1, 2위 간 승점 차이가 워낙 많이 났기 때문에 7점이라는 것이 적게 느껴질 뿐"이라고 말했어요.

맨U의 골수 서포터 게럿 파킨스는 "현재 맨U를 보면 정말 일을 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최전방에서 경쟁을 하고 있는 루이 사하와 반 니스텔로이의 컨디션은 최상인 것 같다. 호나우두도 '나 홀로 플레이'를 버리고 팀을 위한 플레이를 하고 있고, 'Park'을 비롯한 미드필더들도 제 역할을 해 주고 있다. 종반에서야 맨U가 추구하는 축구를 하는 것이 좀 늦었다는 느낌은 들지만…. 우승 컵을 가져올 수 있다면야 뭐가 문제이겠는가"라고 했어요.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까요? 박지성 선수가 뛰고 있는 맨U, 삼성이 후원하고 있는 첼시, 누가 우승을 하든지 간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뿌듯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네요.

국제심판 홍은아 <영국 러프버러에서>

*** 바로잡습니다

4월 6일자 26면 '국제심판 홍은아의 여기는 프리미어리그' 중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남은 6경기에서 전승을 하고, 1위 첼시가 3승1무2패를 할 경우 두 팀의 승점은 90점으로 같아진다'는 내용은 '첼시가 3승1무2패를 할 경우 승점이 89점이 돼, 맨U가 역전 우승할 수 있다'고 해야 맞습니다. 7일(한국시간) 현재 첼시는 승점 79점, 맨U는 72점이고 1승은 승점 3점, 1무는 1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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