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도쿄서 '미니 6자회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 여부가 중대 국면에 접어들었다. 남북한과 미국, 일본의 6자회담 대표가 일본 도쿄에서 만나기 때문이다. 9~13일 열리는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에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사진 (右))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6자회담의 미국.한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사진 (左))와 천영우 외교부 외교정책실장도 참석한다.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알렉산드르 알렉세예프 러시아 외무차관의 참석은 아직 불투명하나 회의 개최국인 일본이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을 포함하면 남북한과 미국, 일본 등 4개국 6자회담 수석대표가 머리를 맞대게 된다. 그래서 이 회의는 '미니 6자회담'이라고 불린다.

북한은 이 회의에 6자회담 차석대표인 정태양 외무성 미국 담당 부국장까지 보낼 것으로 알려져 미국과의 회동을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중국 측은 "이번 기회 아니면 6자회담 재개를 논의할 장이 없다"며 북한 측을 설득해 김계관 대표의 참석을 이끌어 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은 현재 금융제재의 당위성을 주장하며 북한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반면 북한은 중국에 대한 접촉 빈도를 늘리며, 미국의 압박을 북.중 협력으로 대응하려 하고 있다. 갈등의 전선이 미.일동맹 대 북.중동맹의 형태로 전개될 경우 정부로선 곤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

급기야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북.미 양쪽을 향해 공개촉구를 했다. 그는 "북한은 미국이 금융조치를 풀지 않으면 6자회담에 못 나오겠다는 건데 과연 현명한 판단인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며 "미국도 북핵 문제의 중요성을 더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박승희 기자, 도쿄=예영준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