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의 주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이란여객기 격추사건은 사건과 관련된 상황에 많은 의문점을 던져주고 있다.
피격당시 상황에 대한 양측의 주장을 문답식으로 엮어 본다.
-이란여객기는 과연 정기항로를 벗어나 빈센스호를 향하고 있었는가.
▲미국=사고 여객기는 빈센스호의 레이다 영상에 빈센스호를 향해 시속8백km의 속도로 직진하고 있었다. 정기항로에서 4∼5마일 벗어나 있었다.
▲이란=사고여객기는 정기항로를 따라 운항하고 있었다. 주변엔 다른 비행기가 없었고 미국도 이 항로를 너무 잘알고 있다. 국제적 조사를 하면 분명해질 것이다.
-고도문제.
▲미국=사고 여객기는 민간여객기들이 통상 유지하는 6천m고도를 날지 않고 2천7백m라는 낮은 고도로 비행했다. 이는 빈센스호에 접근하려는 위기로 인식되었다.
▲이란=격추당시 여객기는 이륙 후 7분밖에 안돼 고도를 조정중으로 약2천3백m의 상공을 날고 있었고 28분밖에 걸리지 않는 운항거리 때문에 국제선 보다는 낮은 고도를 유지하게 된다. 고도를 상향조정하고 있는 여객기가 빈센스호를 향하고 있을 수 없다.
-속도에 대한 의문.
▲미국=사고여객기는 격추당시 시속8백km라는 속도로 운항하고 있었고 빈센스호와의 거리가 불과 14km밖에 안된지점에서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란=이 속도는 모든 민간항공기들의 정상적인 속도다. 미국이 오인했다는 F-14전투기는 이보다 2∼3배의 속도를 갖는다. 특히 전투기와 여객기의 속도차이는 레이다에서 분명히 구분될 수 있다.
-사고기의 급강하 여부.
▲미국=사고여객기는 분명히 고도를 낮추며 전진해 오고 있었다. 이지스레이다는 현지 지휘관에게 그 같은 자료를 제공했음이 틀림없다.
▲이란=이륙7분 후 고도조정중인 여객기가 급강하할 수가 없다.
-경고여부.
▲미국=빈센스호는 사고여객기의 접근을 발견한 후 4분동안 7회의 경고(3번은 민간, 4번은 군용주파수이용)를 보냈으나 아무런 답을 얻지 못했다. (이부분 인근에서 화물선호송작업중이던 이탈리아 해군은 4번의 경고메시지를 수신했다고 확인)
▲이란=결코 경고가 없었다. 국제적인 조사가 이를 증명해줄 것이다.
-이지스레이다의 여객기와 전투기의 구분능력.
▲미국=최첨단 전자장비지만 구분 못한다. 특히 레이다를 향해 정면으로 직진할 경우 그크기가 구별되지 않는다.
▲이란=직진하고 있지 않았을 뿐 아니라 크기가 4배나 차이가 나는 물체를 구분 못할리 없다. (많은 군사전문가들 동조)
-공격시간의 차이.
▲미국=3일오전 10시47분에 여객기의 접근을 발견해 51분에 미사일발사, 54분에 명중시켰다.
▲이란=3일오전10시15분 이륙, 22분에 아바스공항과 최후교신, 25분에 아바스공항레이다에서 사라졌다. (이 부분에 대해 전문가들은 워싱턴의 정보보고에 의문점이 있다고 봄)
한편 「실수」라는 입강에 서려는 군사전문가들은 페르시아만에 파견되어 있는 미해군들의 수주간씩 계속되는 경계태세와 잦은 교전에 따른 심리적 긴장을 지적하고 있다. 이 같은 운영자들의 불안한 심리는 초정밀전자기기를 다루는데 실수를 가능케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번 여객기격추사건은 이 같은 상반된 양측의 주장 때문에 중립적인 국제기구의 조사가 없이는 정확한 원인이 가려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준영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