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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들 '어떡해'… 마스터스 역대 최장 코스로 벙커는 크고 깊게 욕조처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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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미국의 브랜트 조브(왼쪽)가 4일(한국시간) 연습 라운드에서 1번 홀 그린 앞에 가로놓인 대형 벙커 너머로 어프로치샷을 하고 있다. 이 벙커는 코스 난이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에 비해 더 넓고 깊게 만들어졌다. [오거스타(조지아주) AFP=연합뉴스]

마스터스의 창시자인 보비 존스(미국)가 살아 돌아온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코스가 너무 길어진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을 보고 입을 쩍 벌리지 않을까.

◆ 역대 최장 코스=6일 밤(한국시간) 개막하는 제70회 마스터스 골프대회는 장타자들의 각축장이 될 전망이다. 주최 측이 지난해 대회가 끝나자마자 대대적인 코스 개조 작업을 통해 길이를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오거스타 골프장 전장은 7290야드였다. 올해는 7445야드로 지난해보다 155야드가 늘어났다. 타이거 우즈(미국)가 첫 우승했던 1997년보다는 520야드가 늘었다.

PGA투어를 개최하는 모든 코스 중에서 이보다 긴 곳은 찾기 어렵다. 지난해 US오픈이 열렸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 골프장의 길이는 7214야드, PGA챔피언십이 열린 뉴저지주 발투스롤은 7376야드였다. 브리티시 오픈이 열리는 영국 스코틀랜드의 세인트앤드루스 골프장은 7279야드다. 거리만 늘린 것이 아니다. 페어웨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벙커는 더욱 깊어졌고, 페어웨이 주변엔 소나무가 빽빽이 들어서 있다.

◆ 노장들의 불만=마스터스 터줏대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특히 아널드 파머와 잭 니클로스(이상 미국) 두 원로는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렸다. 파머는 "나는 오거스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사랑한다. 그러나 앞으로는 그럴 것 같지 않다"고 했고, '황금곰' 니클로스는 "주최 측은 선수들이 쉽게 공략하지 못하도록 코스를 어렵게 만들려다가 아예 코스를 망가뜨려 버렸다"고 혹평했다. 선수들은 "벙커가 아니라 아예 목욕탕 욕조 같다"며 혀를 내두르고 있다.

◆ 타이거의 앞마당=그래서 올해도 우승후보 0순위는 단연 우즈(사진)다. 오거스타는 우즈를 위한 맞춤 코스라는 말도 나온다. 장타 실력과 롱아이언의 정확성, 정교한 퍼트 등 오거스타를 공략할 수 있는 삼박자를 겸비한 선수는 우즈가 단연 첫손가락에 꼽힌다. 우즈가 마스터스에서 통산 4승을 거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인터넷 베팅 사이트 피너클 스포츠닷컴은 우즈의 우승 배당률을 3 대 1로 정했다. 100달러를 걸 경우 우즈가 우승하면 300달러를 준다는 뜻이다. 장타력을 갖춘 애덤 스콧(호주)과 어니 엘스, 레티프 구센(이상 남아공), 그리고 2004년 우승자 필 미켈슨(미국)과 2000년 챔피언 비제이 싱(피지)이 그린재킷을 노리고 있다. 마스터스에 네 번째 도전하는 최경주도 상위권 입상을 노린다.

◆ 어떻게 바꿨나=코스가 바뀐 홀은 1번(파4), 4번(파3), 7번(파4), 11번(파4), 15번(파5), 17번(파4) 홀이다. 1번 홀은 455야드로 20야드가 늘어났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드라이버를 잡고 페어웨이 오른쪽의 벙커를 넘기려면 캐리(날아가는 거리)로만 330야드 이상을 보내야 한다.

4번 홀은 240야드짜리 파3다. 35야드가 늘어났다. 투 온이 어렵다는 얘기다.

정제원 기자

*** 바로잡습니다

4월 5일자 26면 마스터스 골프대회 기사 중 '4번 홀은 240야드짜리 파3다. 35야드가 늘어났다. 투 온이 어렵다는 얘기다'는 잘못된 내용입니다. 원래 기사는 '4번 홀은 240야드짜리 파3다. 35야드가 늘어났다. 7번 홀(450야드)은 거리도 늘어났지만 좁은 페어웨이 양편에 빽빽하게 나무까지 심었다. 투 온이 어렵다는 얘기다'였으나 제작 과정에서 기사를 줄이다 착오가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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