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뿔났다…美 철강·알루미늄 관세, WTO에 제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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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ㆍ중 무역전쟁도 다시 시작될 조짐

유럽연합(EU)이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정식 제소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0일 중국이 취한 조치에 이은 것이다.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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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EU는 양자협의 요청서를 미국과 WTO에 각각 제출했다. 양자협의는 WTO가 직접 분쟁에 개입하기 전 당사국들이 먼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하는 제도로, 최장 60일간 진행된다. 만약 여기서 당사국들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WTO가 본격적으로 조사와 심의에 나선다.

로이터통신은 “EU 측은 가능한 한 빨리 미국과 이 문제에 대해 협의할 수 있기를 원한다고 밝혔으며, 미국과 접촉에 나선 상태”라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지난달이다. 국가 안보와 자국 산업 보호를 이유로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부과해 지난달 23일 발효됐다. 중국과 EU 등은 이 정책이 세계 경제에 큰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비판해왔다.

한편 철강ㆍ알루미늄 고율 관세로 촉발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은 잠시 소강상태에 이른 것 같았으나, 이날 서로 ‘한 수’씩을 놓으며 다시 불붙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미 상무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에 대해 앞으로 7년 동안 미국 기업과 거래할 수 없도록 했기 때문이다. 북한ㆍ이란과 거래하고 있다는 점을 표면적인 이유로 들었지만, 중국 정부가 키우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첨단 기술업체를 겨냥한 것은 중국에서 관련 산업이 발전하는 것을 그대로 두고 보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중국은 바로 맞불을 놨다. 트럼프 대통령의 두터운 지지층이 있는 농장 지대(팜 벨트)를 과녁 삼아 미국산 수수에 대한 반덤핑 예비 판정을 내린 것이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의 ZTE 제재는 전형적인 일방주의이자, 경제패권 행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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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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