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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택시 유료호출서비스 '목적지 미공개' 사흘 만에 철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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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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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택시가 콜 성사 전에 택시기사에게 목적지를 알려주지 않기로 한 서비스를 개시 사흘 만에 철회했다.

카카오는 지난 10일부터 유료호출 서비스인 '스마트호출'을 오픈한 바 있다.

승객이 1000원을 내면 택시를 우선 배차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 미리 목적지가 알려질 경우 택시기사가 선호하는 고객만 골라 태우는 현상을 막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카카오 측은 승객이 낸 호출 요금 1000원 가운데 400포인트(원)을 지급하고, 승객의 기사 평가에 따라 최대 600원가량을 택시 기사에 배당하는 방침으로 택시 기사들의 참여를 높일 계획이었다.

승객의 기사평가에서 만점(5점)을 받으면 100포인트(원)을 지급하고, 카카오가 부담하는 세금과 결제수수료 등을 고려하면 기사에게 최대 600원 가량이 분배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택시 기사들은 100포인트(원)는 추가 지급되는 것으로 결국 100원 때문에 손님들이 택시 기사들에게 갑질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분노를 터트렸다.

그러나 서비스 개시 후 사흘 동안 스마트호출로 콜이 성사되는 횟수가 예상보다 부진하자 카카오는 지난 13일부터 '스마트호출'에서도 승객의 목적지를 택시기사에게 띄워주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택시 기사들이 스마트호출에 대해 경험이 없어서 안 받는 경향이 많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일단 콜 체결 수를 늘려 경험을 많이 해보도록 하는 차원에서 목적지가 뜨도록 한 것이다. 추후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행 일반 택시 콜비와 같은 1000원으로 '목적지 안 보고 태우기'를 기대하는 것이 무리였다고 지적한다.

택시기사들에게 돌아가는 배당금 600원이 영업 이익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해석이다.
또 스마트호출 사용자 입장에서는 "스마트호출에서도 목적지가 공개되는 방식이라면 1000원이라는 웃돈을 왜 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한다.

이에 카카오는 스마트호출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기사 선호 지역 등을 분석한 뒤 콜 성사 가능성이 큰 택시와 승객을 맞춰준다는 점이 기존 무료 호출과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IT 관계자들은 카카오 택시는 앞으로 택시 골라태우기에 대한 승객들의 불만을 줄이고, 택시기사들의 입장도 고려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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