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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지하철·버스서 음악 들을 때 이어폰 소리 줄여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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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면

[전문의 칼럼] 이대목동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신승호 교수

현대사회는 많은 소음이 존재한다. 직업적으로 또는 환경적으로 어쩔 수 없이 소음에 노출되는 경우가 있다. 장기간의 소음 노출이 소음성 난청을 유발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소음성 난청의 가장 큰 문제는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난청이 장기간의 소음 말고 단발 또는 반복적인 폭음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른 후나 콘서트장에서 스피커 앞에 있는 경우다. 청력이 일시적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를 ‘일시적 역치 변동(temporary threshold shift)’이라고 한다. 이런 경우 하루나 이틀 안에 청력이 저절로 호전된다.

 하지만 최근 동물 실험에 의하면 “일시적 역치 변동은 나이와 관련된 난청을 악화시킨다”는 보고가 있다. 즉 일시적 역치 변동이 생기는 것 자체가 나이 들어감에 따라 발생하는 노인성 난청을 더 일찍 진행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노인성 난청 역시 이명과 함께 주위 사람과의 대화에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치료법은 없고 보청기가 유일한 해결책이다.

 우리 귀는 130dB SPL(음압 단위) 이상의 소음이 들어오면 영구적인 내이(內耳)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교통사고로 두부 외상을 입는 경우에도 이명이나 난청이 생기기도 한다. 보통 내이의 구조물이 뒤틀려 파괴되고 일부 주파수의 청력을 잃게 된다. 고주파수의 이명이 생겨 잠을 이루기 어렵고 불안해진다. 일부 약물이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치료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2017년 호주에서 개인용 음향기기를 이용하는 사람이 청력이 더 나쁜지 조사한 연구가 있다. 볼륨을 크게 해서 듣거나 기기를 오래 사용하는 사람일수록 난청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소음은 그 크기와 노출 시간에 비례해 누적돼 난청을 유발한다는 얘기다.

 음악을 오래 듣고자 한다면 볼륨을 줄여야 한다. 배경 소음이 큰 지하철·버스·항공기에서는 더 크게 음악을 듣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볼륨이 커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현재 허용되는 범위의 소음은 85dB로 8시간까지다. 음향기기의 최대 볼륨의 60% 정도다. 소음 감쇄 기능이 있는 헤드폰의 경우 주위 소음의 종류에 따라 소음을 감쇄해주기도 한다.

 우리의 청각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데 매우 중요한 감각 기능이다. 오래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난청이 발생하면 치료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난청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장기간의 소음에 노출이 되지 않도록 귀마개나 귀덮개 등을 이용하고 단기간 노출을 막기 위해 귀를 막는 것도 방법이다. 개인 음향기기는 가급적 조용한 곳에서 사용하고 주위가 시끄럽다면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평소 매우 큰 소음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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