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결승 3국> ●안국현 8단 ○탕웨이싱 9단
7보(88~111)=안국현 8단과 탕웨이싱 9단이 공식 대국에서 만난 건 이번 삼성화재배 준결승전이 처음이다. 객관적인 전력만 놓고 보면, 탕웨이싱 9단이 우위에 있다. 탕웨이싱 9단은 세계대회에서 잔뼈가 굵고, 번기 승부를 치러본 경험도 많다. 반면 안 8단은 2014년 바이링배와 이번 삼성화재배 4강이 세계대회 최고 성적이다. 번기 경험은 이번이 세 번째다.
![기보](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4/13/882957fb-08b1-482c-a953-dffa5bfef18d.jpg)
기보
번기 승부는 경험이 중요한데, 마인드 컨트롤이 승부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여러 판을 연달아두다 보면 한 판, 한 판의 결과에 따라 마음이 심하게 동요하고,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이에 흔들리지 않고 얼마나 평정심을 유지하는가가 번기 승부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전은 탕웨이싱 9단의 88 이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 장면에서 사실 안국현 8단은 ‘참고도’ 진행을 머릿속으로 그려보고 있었다(백13…백7). 백3으로 젖혀 백5, 7로 ‘패’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많은 시간을 들여 요리조리 수읽기를 하고 있었다.
![참고도](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4/13/8ff4ce5e-dcb6-4d5f-93a3-c8b7e1120ee1.jpg)
참고도
그런데 그의 예상과 달리 탕웨이싱 9단이 우직하게 94로 이으면서 뜻밖의 바꿔치기가 벌어졌다. 눈 깜짝할 사이에 정신없이 벌어진 일이지만, 신기하게도 판세는 바꿔치기 전후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렇듯 초일류의 바둑은 천지개벽 이후에도 기묘하게 수평을 맞춰나가는 경우가 많다. (110…101)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