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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코나EV·I페이스 앞에 몰려든 사람들

중앙일보

입력

‘EV 트렌드 코리아 2018’ 개막

‘EV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 현대자동차 코나EV 전시 부스에 몰려든 인파. 문희철 기자.

‘EV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 현대자동차 코나EV 전시 부스에 몰려든 인파. 문희철 기자.

한국 최초 ‘전기차 모터쇼’로 불리는 ‘EV 트렌드 코리아 2018’이 1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평일 오전 11시 개막했지만, 인기 차종을 전시한 몇몇 부스는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EV 트렌드 코리아 2018 개막

특히 현대자동차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EV 부스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 코엑스 B홀 안쪽에 가장 큰 부스를 마련한 현대차는 이날 ‘코나EV 아시아 최초 공개’ 행사를 개최했다.

‘EV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 현대자동차 코나EV 전시 부스에 몰려든 인파. 문희철 기자.

‘EV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 현대자동차 코나EV 전시 부스에 몰려든 인파. 문희철 기자.

코나EV는 국내 소비자 기대가 가장 큰 전기차다. 주로 세단 위주로 판매 중인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처음 등장한 소형 SUV이기 때문이다. 코나EV는 예약 판매를 시작한지 불과 21일 만에 주문(1만8000대)이 쏟아져 판매를 잠정 중단했을 정도다. 사전예약 대수가 이미 올해 공급물량(1만5000대)을 넘어섰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도 이날 직접 코나EV 운전석에 탑승해서 운전대를 돌려봤다.

코나EV 운전석에 탑승한 김은경 환경부 장관(오른쪽). [사진 EV트렌드코리아]

코나EV 운전석에 탑승한 김은경 환경부 장관(오른쪽). [사진 EV트렌드코리아]

코나EV가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은 건 주행거리를 대폭 늘리면서 실용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코나EV 장거리 모델(64kWh 배터리 탑재)델은 상온(섭씨 20~30도)에서 1회 충전 시 최대 405.6km 주행이 가능하다. 지난해 국내 베스트셀링 전기차였던 현대차 아이오닉EV(200km)와 비교하면 2배가 주행거리가 길다. 배터리 용량을 39kWh로 줄인 코나EV 경제형도 1회 충전시 주행거리가(254.2km)가 아이오닉EV 보다 길다.

현대자동차 코나EV. [사진 현대차]

현대자동차 코나EV. [사진 현대차]

이날 코나EV를 소개한 이광국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은 “1번 충전하면 서울역에서 부산역까지 한번에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EV 트렌드 코리아 주최 측의 사전 조사 결과, 전기차 구매 희망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전기차 브랜드 1위는 현대자동차(36%)가 차지했다.

‘EV 트렌드 코리아 2018’ 행사장에 전시한 재규어 I페이스를 보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 [사진 재규어랜드로버]

‘EV 트렌드 코리아 2018’ 행사장에 전시한 재규어 I페이스를 보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 [사진 재규어랜드로버]

현대차 전시장과 같은 라인에서 맨 오른쪽 끝에 자리한 재규어 I페이스 부스도 인산인해였다. 대형 전기차 SUV인 I페이스는 테슬라의 모델S를 압도하는 성능으로 유명하다. 최고출력(400마력)·최대토크(71.0km·m) 등 동력 성능은 국내서 선보인 모든 전기차 중 으뜸이다. 제로백(4초대) 등 일부 성능은 슈퍼카 수준이며,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는 480km다.

‘EV 트렌드 코리아 2018’ 행사장에 전시한 재규어 I페이스를 보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 [사진 재규어랜드로버]

‘EV 트렌드 코리아 2018’ 행사장에 전시한 재규어 I페이스를 보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 [사진 재규어랜드로버]

가격(1억1040만~1억2800만원)은 코나EV(4650만~4850만원)보다 2배쯤 비싸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오는 9월 I페이스 공식 판매를 시작한다. 이날 전시회에서 가장 인기를 모은 코나EV와 I페이스는 모두 아시아에서 최초로 공개 석상에 등장한 차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시장 커지려면 아직은 걸림돌 많아”

이처럼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전기차가 활성화하려면 여전히 걸림돌이 많다. 일단 충전소가 부족하다. 환경부가 2020년까지 전기차 충전소 개수를 1400여기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100km당 전기차 충전소 개수(2개)는 충전소가 많은 국가(네덜란드 19.3개, 중국  3.5개, 영국 3.1개)과 비교하면 여전히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전기차 충전소에 대한 일부 사람들의 인식도 전기차 대중화를 가로막는다. 정식으로 돈을 지불하고, 충전 속도도 빠르게 하기 위해선 아파트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해야 한다. 아파트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할 때 입주자 3분의 2가 동의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어졌지만, 일부에선 충전 시설 설치를 두고 종종 주민들끼리 실랑이가 벌어진다.

정부 정책이 주로 판매 확대에만 초점을 맞췄다는 점도 문제다. 전기차를 구매할 때는 수천억원대 보조금을 지급하지만, 사후 관리 대책은 상대적으로 부실한 편이다. 특히 전기차를 폐차할 경우 폐배터리 회수·처리 정책이 부실하다. 대기환경보존법 58조 5항은 전기차 폐배터리를 지방자치단체에 반납하도록 규정하지만, 구체적인 반납 방법은 적시하지 않고 있다. 김필수 한국전기차협회장은 "전기차용 폐배터리는 폭발 위험이 있어 관리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3년만 지나면 중고차 가격이 폭락한다는 점도 전기차 구매를 가로막는 장벽이다. SK엔카에 따르면 르노삼성차 SM3의 경우, 3년후 가솔린차 감가율은 43%(1995만→1154만원)에 불과한데 비해, 전기차 감가율은 73%(4300만→1148만원)에 달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충전시설이 많이 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전기차 전용 정비 인력을 확충하는 등 사후 관리에도 정부가 치밀한 정책을 수립해야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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