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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90년생 김지훈·백말띠 1990년 저자…남녀싸움 시장은 블루오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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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상에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90년생 김지훈’과 ‘백말띠, 1990년’의 저자가 같은 사람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90년생 김지훈’은 ‘미투(#Me Too) 운동’ 열풍 속에 이 운동에 대항하는 취지로 ‘남성 역차별’을 강조하는 소셜 제작 프로젝트다.

‘1990 백말띠의 해’ 프로젝트는 90년생 김지훈 미러링으로 시작됐다. 지금보다 남아 선호 풍조가 강했던 1990년은 '백말띠의 해'였는데, ‘백말띠 해에 태어난 여자는 팔자가 사납다’는 속설에 여아 출산 기피가 심했다. 당시 여아 100명이 태어날 때 남아는 116명이 태어나는 성비 불균형이 나타난 것을 꼬집고 있다.

지난 6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카툰-연재 갤러리에 닉네임 카광은 ‘남녀인권 싸움 출판 보고서’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사진 디씨인사이드 캡처]

[사진 디씨인사이드 캡처]

카광은 “90년생 김지훈과 1990, 백말띠의 해 프로젝트를 진행한 김수상과 희옇게둘 다 저였다”라며 “2개월에 걸쳐 진행하려던 이 프로젝트는 남성인권 책, 페미니즘 책 두 개의 프로젝트를 열고 상반되는 의견을 동시에 펼쳐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카광은 “정말 페미는 돈이될까? 남자들은 안 뭉칠까? 는 의문에서 시작했다”며 “신분을 감추고 과정과 결과를 지켜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모든 과정은 기부를 전제로 진행했다”며 “남은 돈은 기부자 이름으로 보육원에 기부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용은 관심이 쏠릴 수 있도록 자극적으로 썼다”며 “과정과 결과는 전혀 달랐다”고 말했다.

특히 ‘90년생 김지훈’ 책에 대해서는 “여성에 대한 폭력 조장이 있다”며  대부분의 펀딩사이트에서 거부를 당하며 펀딩을 시작하는 데에 14일 이상 걸렸다고 전했다.

그는 "(90년생 김지훈) 펀딩 오픈 2일 만에염산테러 쪽지가 왔으며, 여성들로부터 성차별적 콘텐츠라고 펀딩사이트에 민원 러시가 있기도 했다”며 “3일만에 신상이 털렸다”고 했다.

이어 그는 “국내에 활성화 된 남성인권 커뮤니티가 3곳밖에 없었고, 그 중 한 곳에 가입에서 책이 나왔다는 글 하나를 남겼다”면서 “그것을 근거로 일베 몰이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카광은 “남초 사이트 대부분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기보다 일베라는 자극적인 키워드에 집중했다”며 “기부를 한다고 썼음에도 실제 내용을 확인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사진 디씨인사이드 캡처]

[사진 디씨인사이드 캡처]

반면 “그에 비해 페미니즘 책인 ‘백말띠, 1990’은 매우 평화로웠다”며 “페미니즘 책은 펀딩 사이트에서 한 번에 승낙됐고, 남성에 대한 경멸 표현이 있었으나 별다른 수정절차도 없었다”고 했다.

또한 “여초 사이트에서는 제가 만든 페미니즘 책에 호평과 칭찬 일색이었다”며 “어떠한 사상검증이나 뒷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남녀 싸움은 확실히 이슈성과 수익성이 좋은 컨텐츠”라고 했다.

카광은 "느낀 바에 의하면 남성인권 콘텐츠는 그 짐이 너무 무겁다”며 “출판부터 어려운 시도이며, 여초단체의 불법적 공격과 도덕성에 대해 까다롭게 검증받아야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신기하게 내 신상을 털었던 것은 여초사이트가 아니라 제 만화를 자주보던 이용자들이었다”고 고백했다.

카광은 이번 프로젝트를 하며 “남녀싸움 시장은 블루오션이다. 비트코인처럼 인생역전의 발판이 가능해 보인다”며 “지금도 누군가는 남녀분열을 조장해 이익을 챙기고 있을지 모를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카광측은 이와 관련해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고자 단순 흥미 본위의 어설픈 프로젝트가 이렇게까지 관심받을 줄은 몰랐다”며 “느낀 감정을 주관적으로 서술한 것이기 때문에 회의적인 감정이 섞여 오류나 비약이 있을 수 있다. 만화로 불쾌하셨더라면 사과한다”고 밝혔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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