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좋은 새담배로 양담배 제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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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7월1일의 담배시장 전면개방을 앞두고 담배전쟁의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미국 담배업자들이 갑당 7백원의 가격공세를 벌이는가 하면 전매공사가 덤핑제소를 선언하고 나섰고 소비자들의 양담배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국산담배 생산·공급의 총책임자인 홍두표전매공사 사장을만나 외산담배의 공세에 대한 대응전략과 담배전쟁의 향방을 가늠해 보았다.
-미국의 브라운 앤드 윌리엄슨사가 켄트·러키스트라익등의 판매가를 7백원으로 결정, 신고했는데 어떻게 보는가.
▲싼값으로 시장을 일거에 석권해 보겠다는 의도로 본다.
그러나 양담배값이 7백원이되든 8백원이되든 관계없다. 우리 담배의 질을 높여 우리국민의 기호에 맞는 좋은 담배를 싼값에 공급한다면 문제될것이 없다고 본다.
-덤핑제소를 하기로 했다던데.
▲그렇다. 그러나 값을 너무 싸게 매겨서 곤란하다는 뜻은 아니다. 그보다는 불공정거래를 시정하고 정정당당히 경쟁하자는 의미에서 덤핑여부를 조사, 덤핑사실이 밝혀지면 시정을 요구하기로 했다.
-값당 7백원이 덤핑가격이라고 보는가.
▲조사해 봐야겠다. 그러나 미국담배의 수출가격이 36센트로 우리 돈으로는 2백24원이 되고 여기에 담배소비세 3백60원, 소매상마진을 10%로해서 70원이라고 본다면 벌써 6백94원이 된다. 그런데 미국담배의 국내유통구조는 수입상→대리점→소매점을 거치므로 수입상과 대리점마진을 합해서 10%라 하더라도 66원의 결손이 난다는 계산이다.
-이제 전매공사는 세계의 담배회사들과 본격경쟁을 해야되는데 경영상 문제는 없는가.
▲솔직이 말해 과거 전마청때부터 과잉인력과 저생산성·비능률·낭비적요소등 적지않은 문제를 안고 있었다.
그래서 담배시장 개방을 계기로 과감한 쇄신을 시도하고있다.
내년에는 주식회사체제로 전환, 민간기업과 같은 경영방식을 도입할 생각이다.
-현재 우리담배의 질을 양담배와 비교해 어느 수준이라고 평가하는가.
▲88골드나 88라이트는 미국의 켄트나 말보로보다 낫다고 보고있다. 지난 3월 갤럽여론조사소에 의뢰, 국산담배와 양담배의 품질에 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일이 있는데 그때도 국산담배맛이 더 좋다는 대답이 63.3%나 나왔다.
국산담배의 소비추세도 81년∼86년까지는 매년 물량에서 1%, 금액에서 4%정도의 증가추세를 보이던 것이 87년에는 물량 4.8% 금액 10%, 그리고 올해에는 5월말 현재 물량 6.9%, 금액25%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새로 나오는 담배의 가격은 어느정도로 할생각인가.
▲당초 한라산은 미국담배와 같은 값으로 할생각이었다. 또 초저타르담배는 그보다 비싼값으로 할 계획이었으나 미국측이 가격공세로 나오고 있는만큼 88담배수준으로할것을검토중이다.
-양담배의 공세로 국내시장이 어느정도 잠식당할 것으로 보는가.
▲연말까지 5%정도, 내년에는 10%정도가 될것으로본다. 그러나 10%는 절대 넘기지않도록 하겠다.
-YMCA·시민단체등에서 양담배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이같은 움직임을 어떻게보나.
▲고마운 동시에 책임감을 무겁게 느낀다. 품질좋고 값싼담배를 만들어 보답하는것이 전매공사가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신성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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