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2.38m 오버헤드킥, 빗장수비 거꾸러뜨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11면

레알 마드리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오버헤드킥으로 유벤투스 골망을 흔들고 있다. [EPA=연합뉴스]

레알 마드리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오버헤드킥으로 유벤투스 골망을 흔들고 있다. [EPA=연합뉴스]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가 이탈리아 유벤투스의 ‘빗장수비’를 무너뜨렸다. 레알 승리의 중심에는 ‘챔피언스리그의 사나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포르투갈)가 있었다.

레알, 챔피언스리그 8강전 3-0 승 #호날두 2골 1도움, 10경기 연속골 #멋진 골에 유벤투스 팬도 기립박수

레알은 4일 이탈리아 토리노의 유벤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18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한 호날두의 활약을 앞세워 유벤투스에 3-0으로 승리했다. 사상 첫 대회 3연패를 향해서도 한발 다가섰다. 레알은 12일 홈 2차전에서 지더라도 두 골 차 이내로 지면 4강에 오른다.

호날두의 진면목이 또 한 번 빛났다. 레알이 기록한 세 골에 다 관여했는데, 시작 3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고, 후반 19분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후반 27분에는 팀 동료 마르셀루(브라질)의 쐐기골도어시스트했다. 특히 두 번째 골이 이날의 ‘백미’였다.

호날두는 팀 동료 다니엘 카르바할(스페인)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려준 볼을 멋진 오버헤드킥 골로 마무리했다. 몸을 던져 슈팅할 때 몸통 높이가 1m41㎝, 공에 닿은 오른발 높이는 2m38㎝였다. 그림 같은 득점에 유벤투스 홈 팬들도 말없이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냈다.

경기 후에도 찬사가 이어졌다. 현역 시절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명성을 떨친 축구해설가 게리 리네커는 “그간 많은 골을 봤지만, 호날두의 (오늘) 골은 정말 숨이 막힌다”고 찬사를 보냈다. 잉글랜드의 또 다른 레전드 마이클 오언은 소셜미디어에 “호날두의 두 번째 골 장면은 반드시 직접 확인하기 바란다. 그 골을 정확히 묘사할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고 감탄했다. 유벤투스 수문장 잔루이지 부폰(이탈리아)도 “다들 ‘오늘 호날두가 최고였다’고 말하지만, 그건 아니다. 호날두는 평소에도 이런 선수”라며 “그는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 함께 최고 반열에 오른 공격수다. 마라도나·펠레급으로 평가해도 과하지 않다”고 칭찬했다. 영국의 축구통계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호날두에게 사실상 만점이나 마찬가지인 평점 9.9점을 매긴 뒤, “역사를 썼다”는 짧지만 강렬한 평가를 곁들였다. 미국 프로농구(NBA)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간판스타’ 르브론 제임스는 SNS에 호날두의 슈팅 장면 사진과 함께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는 글을 올려, 멋진 득점을 우회적으로 칭찬했다.

호날두는 지난 시즌 결승전부터 이날 경기까지, 본선 10경기 연속골 행진을 이어갔다. 챔피언스리그 신기록인데, 지난 시즌 결승전 상대도 유벤투스였다. 또 특정팀 상대 최다골 타이기록을 세웠는데, 유벤투스와는 6차례 만나 9골을 넣었다. ‘빗장수비’의 유벤투스가 챔피언스리그 홈 경기에서 세 골을 허용한 건 지난 2009년 바이에른 뮌헨(독일) 전(1-4패) 이후 9년 만이다. 호날두는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득점 선두(9경기 14골)다. 또 골을 추가할 때마다 자신이 가진 챔피언스리그 개인 통산 최다골 기록(120골)도 계속 갈아치운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