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당일 노래방 출입 부인하던 양승동, 증거 나오자 "송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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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가 세월호 참사 당일 노래방에 갔다는 의혹을 부인하다가 노래방에서 쓴 법인카드 내역이 나오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당은 양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거짓 해명’을 했다며 도덕성 문제로 제기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이날 양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세월호 참사 당일 노래방 출입 의혹 ▶논문표절 의혹 ▶사내 성추행 사건 은폐 의혹 등을 놓고 여야 간 공방을 벌였다.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인사청문회가 30일 열렸다. 양 후보자가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특히 이 자리에선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 16일 양 후보자가 노래방에 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은 “양 후보자가 지난 2014년 4월 16일 저녁에 해운대의 한 노래방에 갔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양 후보자에게 사실관계를 물었다.

이에 대해 양 후보자는 “기억이 없다. 무슨 사정이 있었는지 카드 사용 내용을 확인해보겠다”며 “2014년 4월 16일 법인카드 사용 내용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박 의원은 다시 “부산 해운대의 XX 노래방”이라며 구체적인 이름을 거론한 뒤 “만일 노래방에서 사용했다면 사퇴할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양 후보자는 “확인해보겠다. 제가 그랬을 리 없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이후 진행된 청문회에서 박 의원은 “KBS 내부의 공익제보자로부터 공영방송 KBS 사장의 자질 검증에 중요한 내용을 제보받았다”며 법인카드 내역서를 공개했다. 양 후보자가 세월호 참사 당일 한 노래방에서 쓴 법인카드 내역서였다. 박 의원은 카드 결제 내역에 적힌 “4월 16일 22시 45분 13초. 승인 금액 16만1000원. 가맹점 XX 노래 연습장”을 읽었다. 그러면서 “이런 분이 KBS 사장으로서 공영방송을 정상화하겠다고 나온 후보 자격이 있다고 보는가”라며 “도덕성과 자질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양승동 KBS사장 후보자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사고 참사 당일날 썼다는 법인 카드 내역. 자유한국당 박대출 의원실에 따르면 양 후보자가 당일 부산의 한 노래방에서 16만 1000원을 사용했다는 기록이다. [사진 박대출 의원실]

같은 당 민병욱 의원도 “세월호 참사 때 어디 가서 뭘 한다고 실정법에 어긋나지는 않지만 양 후보자는 노래방을 수차례 걸쳐 안 갔다고 했고, 법인카드도 안 썼다고 했다”며 “국회를 무시하고 경시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의혹을 부인해오던 양 후보자는 결국 카드 내역까지 나오자 사과했다. 그는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제출받은 자료에선 2014년 4월 16일의 카드 사용 기록을 찾을 수 없었다”며 “이후 사용내역이 있는 것을 확인했고, 그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 후보자는 1985년 고려대학교에서 받은 석사 학위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일부 옮겨 쓴 부분은 인정하지만 제 이론의 배경을 설명하는 것으로 활용했다”며 “저는 당시 기준으로 통과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양 후보자가 KBS 부산총국에 재직할 당시 사내 성추행 사건을 은폐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피해자와 가족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려 노력했다”고 답변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