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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한 소수주장 반영하자니 소리날밖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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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0차례 독회거쳐 보고확정>
○…이현재 국무총리는 22일 국회에서 행한 새정부 출범이후 첫국정보고 서두에서 『이번 13대 국회처럼 국민의 지대한 관심과 기대를 모은 국회는 일찌기 없었다』며 『지금 우리는 역사와 한 시대가 막을 내리고 새로운 역사가 펼쳐지는 시점에서 있다』고 강조.
이 총리는 2백자 원고지 75장 분량의 국정보고문을 50분간에 걸쳐 낭독한뒤 『우리 모두 힘을 모아 역사의 한 단계를 뛰어넘어 「형평된 사회」「영광된 민족」「부강한 국가」를 이룩해 나가자』고 역설하는 것으로 매듭.
이 총리의 국정보고문은 정치, 외교·안보, 통일 및 남북한관계, 경제, 교육·문화, 올림픽, 사회기강, 행정개혁 등 8개 분야로 나누어져 국정전반에 걸친 내용을 담고 있는데 총리비서실이 취임 1백일이었던 지난 3일부터 준비작업을 시작해 7차례의 부분독회, 3차례의 전체독회를 거쳐 확정.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새 색시 혼수 마련하듯 세심하고 정성들여 만들었다』며 『국회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 기다려진다』고 했다.

<표결 부치면 부결이 확실>
○…민정당은 광주사태특위 구성문제를 놓고 인일 밤늦게까지 주요 당직자회의와 국책조정위 간부회의를 가졌으나 당내의 강경한 목소리를 소화시킬 묘안이 없어 우선 표결도 불사한다고 해놓고 협상을 모색해본다는 어정쩡한 대책만 수립.
당의 한 관계자는 『중집위에서 광주특위에 대한 강경한 시각을 가진 사람이 수적으로는 소수였으나 언제나 그렇듯이 이들의 주장이 당당해 모두가 풀이 꺾였던 분위기였다』고 소개한 뒤 『비록 소수이나 영향력면에서 막강한 이들의 주장을 협상에 반영하자니 소리가 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
이 관계자는 『이들을 의식하다 보니 결국 표결처리밖에 방법이 없으나 이 방법은 나름대로 문제를 안고 있어 고민』이라며 『표결결과는 민정당안이 부결될 것이 확실한데 그후 받을 민정당의 타격을 생각한다면 이를 끝까지 밀고 갈 수도 없는 형편』이라고 고충을 토로.

<하룻동안 노력 더하기로>
○…광주특위의 명칭을 둘러싸고 「투쟁」「운동」으로 맞서 팽팽한 대결을 벌여온 여야는 22일 오전 4당 총무간에 계속절충을 벌였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한채 진통을 계속.
그러나 야3당이 「표결처리 강행」이란 당초의 방침에서 후퇴, 22일 하룻동안 협상노력을 더 기울이기로 함으로써 공동발의에 대한 일말의 여지는 남은 셈.
야권이 당초의 강행입장에서 후퇴한 것은 최형우 민주당총무가 여야중재에 나서 『표결처리를 할 경우 정국경색 등 전체 모양이 좋지않은만큼 7개 특위를 모두 공동발의하는 방안을 더 모색해보고 아울러 국정감사·조사법 등에 대한 여야협상도 계속해 보자』고 설득함으로써 각 당이 한발씩 후퇴한 것.
한편 민정당의 김윤환 총무는 『「광주문제」이상으론 양보할 수 없다는 당내의 강성기류와 「민주화투쟁」이하론 더이상 후퇴할 수 없다는 야당측의 틈바귀에서 나만 안팎 곱사등이가됐다』고 푸념하곤 『그래도 협상을 계속함으로써 의거·항쟁에서 투쟁까지 후퇴시켰다』고 당내를 의식해 강조.
이날 국회운영위는 개의만 하고 정회된 상태에서 여야협상을 계속.

<"노대통령 피해 가장 클것">
○…평민당은 민정당의 「광주민주화운동」제안이 특위구성 자체를 또다시 지연시키기 위한 술책으로 보고 광주특위를 3야당의 합의대로 표결처리키로 결정.
김대중 총재는 22일 오전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특위명칭의 토씨 하나를 갖고 지연시켜온 정부와 민정당자세를 볼때 한마디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며 『새로운 성의 표시를 하지않는한 3야당이 합의한대로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
김총재는 『여당이 특위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을 때 올 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면서 『이 문제 해결없이 정국의 안정을 기할수 없고 따라서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도 큰 지장을 초래하고 앞날의 민주화에도 차질을 빚게될 것』이라고 경고.
김 총재는 이어 『그러면 여야없이 피해와 타격은 클것이나 누구보다 노태우 대통령 자신이 가장 클 것』이라며 『과거 비리에 대한 상속인이 아닌 청산인 입장에서의 일대 결단』 을 촉구.

<"상위운영 당방침따르라">
○…김영삼 민주당총재는 22일 오전 당사에서 열린 당3역·상임위원장·상임위 간사 연석회에서 『국민들 중에는 여소야대 국회의 초반공전을 두고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며 『우리 야당은 이번 기회에 집권태세와 더불어 수권능력 여부를 국민앞에 심판받고 야당이 집권해도 안정된 사회를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
김 총재는 상위운영 방침에 대해 『위원장 및 간사들은 총무단과 유기적 연계체제를 갖춰 당방침에 따르라』면서 『공인으로서의 책임과 의무이행은 위원장이나 간사들의 바른 몸가짐과 흐트러짐 없는 태도를 바탕으로 한다』고 지적, 개인행동에 따른 말썽의 소지를 경계.
김 총재는 또 『상임위 활동은 이제 시간제한도 없어졌으니 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어야하며 백화점식 나열을 피하고 일문일답식 운영으로 효율을 기하라』고 지시.

<"당내 무슨 사정있는 모양">
○…공화당의 김종필 총재는 21일 오후 여야간에 「광주특위」명칭문제로 표결강행 등 국회운영의 파행기미가 보이자 『「의」자가 붙고 안붙고가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참 기이한 짓들』이라고 개탄.
김 총재는 『더이상 특위구성을 지연시킬 이유가 없지않느냐』며 표결강행처리 입장을 재확인하고 『모든 문제를 김용채 총무에게 일임했다』고 강조.
김 총재는 『여당측이 시간이 갈수록 조그마한 문제를 걸어 반대만 하니 당내에 무슨 사정이 있는 모양』이라며 『여당측이 야당이 기정사실화 해주기를 바라는게 아닌가 싶다』 고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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