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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진은 태부족|쏟아지는 교양불교서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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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교양불서의 출간이 활발해지고 있다. 난해한 번역의 경전·교리해설서·신앙지침서와 승려들의 수상록등이 주종을 이루어온 불교출판경향이 최근 들어서는 불교신도들을 비롯, 일반독자들이 불교의 핵심에 접근할수 있도록 기초적 지식을 전하는 교양불서출판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교양불서는 그러나 국내 필자의 부족으로 일본책의 번역이 대부분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 민족정신의 중요한 지류가 되는 불교정신을 이해하게 하고 노화된 불교의 이미지를 신선하게 하기 위해 승려나 불교학자들의 연구와 이를 출판에 연결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의 교양불서출판은 출판사의 시리즈 기획형태로 많이 나오고 있다.
출판사 고려원의「다르마총서」, 지양사의「지양불서」, 백련선서간행회의「선림고경총서」, 민족사의「불교학논집」등이 대표적인 예다.
다르마총서로는『화엄의 사상』『붓다의 가르침』『반야심경과 생명 의학』『선시와 함께 엮은 장자』『선의 진수』『금강경연구』등이 나오고 있다. 불교입문서·선·경전·불교와 관련된 동양사상등이 대체적인 이들 책의 내용이다.
50권 계획으로 출간되고 있는 선림고경총서는 이성철스님의『자기를 바로 봅시다』『돈황본 육조단경』등을 내고 있다.
지양불서는 『불교경전입문』『법화경의 세계』『현대불교론』『한국불교의 현실과 전망』『불교교리사』『불교강좌』등을 냈다.
산중불교·기복신앙을 극복하고 민중적시각에서 불교를 살펴보려는 젊은 불교인들이 필자로 참여하고 있다.
이밖에도 대원정사의「성자시리즈」, 불일 출판사의「불일소책」, 해뜸의 「삶속의 선서」등이 문고본으로 불서대중보급에 나서고 있다.
이같은 교양불서들의 출간으로 인해 일반인의 불교에 대한 인식이 새로와지고 있으나 불교서걱 전반으로 볼때는 아직도 한글화작업이라든가 일반이 쉽게 점근할 수 있는 불교의 요체를 담고있는 경전의 발간등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또 불교서적은 양적으로도 크게 늘어나야 한다.
출판문화협회의 납본도서목록을 기준으로 할때 86년의 경우 종교서적은 7.7%인 2천8백74종이었고 불교서적은 1백86종으로 종교서적의 6.5%에 불과했다.
87년에도 종교 서적의 3.5%에 머물러 뒤떨어지고 있다. 현대의 한국불교를 위해서는 선방의 불입문자보다 교학에 힘을 기울여야겠다는 불교계의 노력이 필요하며 그것이 저술로 나타나야 한다고 불교인들은 말하고 있다.
각박한 물질문명과 서양정신의 범람속에 불교정신은 민족정신의 저류로서 그 새로운 발현을 위한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잠재력에 의해 최근의 교양불서는 경우에 따라 1만부이상 팔려나가기도 한다.
또 이같이 팔려나가기 때문에 대형출판사에서 불교서적시리즈를 기획하고 있어 앞으로 교양불서의 활발한 출간이 예상되기도 한다. <임재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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