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악재 겹친 한국GM … 4월까지 2조3545억 구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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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이달 말쯤 한국GM이 ▶차입금 만기일 ▶퇴직금·성과급 지급일 ▶신차 배정일 등 3가지 시한을 동시에 맞는다.

4월 1~8일 차입금 만기 줄줄이 #근로자에게도 6400억원 지급 필요 #GM “신차 배정 3월 말이 마지노선”

일단 모기업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빌려온 7220억원 규모 차입금 만기가 오는 31일 도래한다. GM본사는 지난해 연말까지였던 이 채권의 만기를 2월 말과 3월 말로 재차 늦춘 상황이다. GM은 이번 주 한국GM 이사회를 열고 다시 한 번 만기일을 연장할 가능성이 있다. KDB산업은행이 한국GM 재무실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GM은 한국GM 대출금을 실사가 끝나기 전까지 회수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다음달중엔 더 큰 돈을 갚아야 하는 시점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7220억원과 별개로, 한국GM이 4월 1~8일 중 GM에 갚아야 하는 차입금은 총 9880억원에 달한다.

4월까지 근로자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금액도 상당하다. 한국GM이 지난 2일까지 희망퇴직자를 모집한 결과 약 2600여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진다. 위로금으로 2~3년치 연봉을 줘야 하고, 한국GM 평균 연봉이 8700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4월 중 대략 5720억원의 퇴직 위로금을 일시지급해야 한다. 또 4월 6일까지 2017년분 성과급도 지급해야 한다. 근로자 1만6000명(1인당 450만원)에게 지급할 성과급(720억원)이 별도로 필요하다. 500여명의 한국GM 간부들도 지난해 성과급(1인당 평균 1000만원 안팎)을 아직 못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대한 재원(5억원)도 필요하다. 합치면 근로자에게 줄 돈은 6445억원이다. 결국 한국GM이 부도를 피하기 위해 필요한 금액은 총 2조3545억원으로 추정된다.

신차 배정 시점도 겹쳤다. 이미 본사는 글로벌 공장 신차 배정 논의를 시작했지만, 한국GM에 신차를 배정하겠다는 발표를 미루고 있다. 한국GM은 “본사는 한국GM 노사가 올해 임단협을 3월 말까지 타결해야 한국 공장에 신차를 배정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신차 배정 시점을 4월까지 미루기는 힘든 상황으로 안다”고 말했다.

노사협상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한국GM 노사는 임금동결·성과급미지급(1400억원 규모)에 합의했다. 하지만 복리후생비(3038억원 규모) 삭감에는 이견이 있다. 한국GM 노사는 이르면 27일 7차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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