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0억 투자금 들고 사라진 청담동 20대 펀드매니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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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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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청담동에서 20대 펀드 매니저가 460여억원의 투자금을 받아 운영하다 어려워지자 잠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유사투자자문사를 불법으로 운영하던 모모(28) 씨에 대해 피해자 170여명으로부터 고소장을 받아 사기·횡령 등의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모씨가 유사투자자문사를 차린 건 2014년이다. 모씨는 홍콩에서 트레이더로 활동했으며 자신이 코스피 200 선물옵션의 귀재라며 스스로를 홍보하며 투자자를 모았다. 모씨는 투자자들에게 연 30%의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잘나가는 펀드 매니저 행세를 해오던 모씨는 지난달까지 약속한 이자를 지급하는 등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줬다. 그런데 이달 이자 지급일을 앞두고 갑자기 사라졌다. 지난 14일 회사 직원들에게 '투자금을 다 잃어 잠적한다. 홍콩에서 돈을 벌어오겠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피해자들이 해당 회사 계좌를 확인한 결과, 모씨는 회사를 운영하던 총 46개월 중 43개월 동안 투자에 실패한 것으로 밝혀졌다. 어떤 달에는 170% 손해를 본 적도 있었다. 지난 9일부터는 매일 하루에 6억원씩을 계좌로 이체했다. 현재 회사 계좌 잔액은 0원이다.

경찰은 모씨가 해외에 도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고소장을 접수한 피해자가 총 170명에 피해 금액은 140여억원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모씨 계좌 일부에 대해 압수수색을 했으며 마카오 혹은 홍콩으로 도피한 모씨에 대해 적색 수배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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