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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문화cafe] 아~싸, 노랑나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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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훈동 쌈지길에 나비 수십만 마리 설치
오늘 오후 2시부터 다양한 행사. 02-736-0088

31일은 음력으로 삼월 초사흗날.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고 뱀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며 나비가 나오는 삼월 삼짇날이다. 3월 3일 양수가 겹쳐 있어 삼샛날이라 부른다. 여자들을 위한 행사가 많아 여자의 날이라고도 한다. 옛 어른들이 봄철 최대 명절로 치던 길일이다.

서울 관훈동 쌈지길에서 봄맞이 삼짇날 큰잔치가 벌어진다. 전통을 살려 기분 좋은 봄을 즐기자는 뜻을 담았다. 오후 2시부터 밤 늦게까지 인사동에 봄 기운을 불어넣는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삼짇날 첫째 해야 할 일은 산이나 들에 나가 나비를 맞는 것이다. 처음 본 나비 색깔로 그 해가 좋은지 나쁜지 내다보는 나비점은 동물점의 하나. 흰나비를 먼저 보면 불길하고 호랑나비나 노랑나비를 보면 그 해 운수가 좋다. 쌈지길 건물 전 층에 수십만 마리의 노랑나비를 설치해 관람객 누구나 소원을 이루고 행운을 듬뿍 받게 꾸몄다.

삼짇날 무렵은 산과 들에 꽃과 풀이 돋아나는 때. 우리 조상은 풀피리놀이와 풀각시놀이를 하고 야외로 나가 진달래꽃을 찹쌀 반죽에 붙여 화전(花煎)을 지져 먹으며 봄놀이를 즐겼다. 이를 되살려 화전과 진달래 화채.고리떡.쑥떡 등을 나눠 먹는 민속 음식 재연 마당이 벌어진다. 오후 6시에는 봄을 노래한 시 낭송회와 가곡음악회가 이어진다. 봄 시를 잘 낭송한 이를 시상하고 소원 빌기 시간도 마련한다.

공식 행사가 지루하면 각자 개성 있는 삼짇날을 보내는 것도 좋다. 삼짇날 약수를 먹으면 연중 무병하고 몸이 좋아진다는 풍습을 따라 정성껏 약수를 길어 마셔본다. 삼짇날 머리카락의 끝을 조금 잘라 땅에 묻으면 머리카락이 무성하게 자란다는 풍속도 따라해봄 직하다. 모두 삼짇날이 양기(陽氣)가 많은 날이어서 생긴 습속이다.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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