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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철주…첫선부터 장세좌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관련업종주 상승 막아>
○…10일 첫 상장된 포철주가 예상을 크게 벗어난 고가를 형성함에 따라 앞으로 증시에 미칠 파장도 적잖을 전망이다.
포철주의 첫시세가 4만3천원에 형성되자 증권업계는 한마디로 경악에 가까운 분위기.
개장하자마자 3만5천건의 매수주문이 밀려들어 첫 시세가 11시10분이 넘어서야 나왔는데 4만3천원이란 시세가 객장시세판과 단말기등을 통해 나타나자 증권관계자나 투자자들은 잠깐의 탄성이 나온후 곧 말문이 막힌 표정들.
그도 그럴것이 당초 포철주의 시세는 보수적으로 잡아 2만5천∼3만원선으로 예상됐다가 최근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자 3만원선에서 첫시세가 형성돼 3만5천원, 높게봐서 4만원선까지 가지않겠느냐는게 일반적 관측이었기 때문.
따라서 이같은 점진적인 상승무드를 타고 기타 관련업종의 주가까지 부추김으로써 오랜만에 우량제조업주를 중심으로한 주가상승국면을 맞지않겠느냐는 기대감에 부풀어왔었는데 첫시세가 엄청나게 높게 형성되자 기대는 오히려 우려로 돌변.
현재 분위기나 여건으로 볼때 포철주의 가격은 하향조정될것이 거의 분명해 보이는데 이경우 오히려 관련업종의 주가 상승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할것이라는 분석이다.
10일 종합주가지수는 포철주 상장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 전반적인 오름세를 보이면서 오전11시20분에는 7백42.09로 7백40선을 깨뜨리기도했으나 시세형성이 비정상적이라는 판단들이 서면서 분위기가 급냉각, 장은 결국 전일보다 6.5포인트 떨어진 7백31.33으로 밀렸다.
포철주는 후장들어 매물이 쏟아져나오면서 결국 하한폭만큼 빠진 4만1천4백원에 마감됐다.

<이상 매매여부 조사>
○…이같은 이상가격현상은 주로 다른 철강관련주를 직중매입했거나 포철의 청약영수증 (딱지)을 사전에 대량매입한 전문꾼들의 「바람잡기」때문인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있다.
증권거래소는 특히 전장에서 주당 9만9천원에 사자는 주문마저 나오고 5만원이상의 상식선을 벗어난 매수주문까지 나돈것은 이들 투기꾼에 의한 가격조작일 가능성이 짙다고 보고 이에대해 매매심리반을 파견, 이상 매매여부에 대한 심리를 펴기로했다.
이날 매수주문은 기관의 경우 3만원안팎, 일반투자가는 3만∼3만3천원선에서 주로나온것으로 알려져 당초예상과 별 차이가 없었는데 결국 이같은 일부 꾼들의 움직임에 따라 심한 주가 왜곡현상이 생긴것으로 보여 앞으로 당분간 조정국면을 겪는것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총3천9백억원 규모의 국민주펀드를 설립, 1천1백70억원의 포철주 매입여력을 갖고있는 투신3사는 주가가 당초 계획대로 3만원 정도까지 가야 매입에 나서겠다는 자세.

<공개과정서 진기록 양산>
○…국민주1호로 기록될 포철주는 상장기업 최대의 덩치에 어울리게 기업공개 과정에서 각종 진기록을 양산.
포철은 모두 5백56만6천장의 주권을 새로 발행했는데 일반기업과 달리 3주권, 4주권을 별도로 찍은 것이 특징.
이는 대부분의 청약자들이 7주씩을 배정받았기 때문으로 포철은 3, 4주권을 각각 2백63만8천장씩 발행, 수요에 맞췄다.
주권을 조폐공사에서 찍어 주간사 은행인 국민은행으로 옮기는데 12t트럭 4대가 동원됐고 인쇄비2억5천만원, 주식발행업무 수수료 5억1천만원, 인지세 8천8백만원등 주식발행 비용만 해도 15억원이 들어갔다.
또 주식상장을 위해 컴퓨터로 처리된 주권발행대장·주권봉투·주주명부등 각종 관리장부가 2천2백80박스로 무게가 34.2t이나 됐고 주주 기명작업에는 국민은행직원및 아르바이트학생 1백40명이 꼬박 30일간 동원됐다.
포철의 주주는 무려 3백20만명이나 돼 앞으로 주주총회를 여는 장소는 물론이고 알리는 방법도 보통문제가 아닌듯 싶다.
배당통지나 주총참석통지는 주주들에게 일일이 편지를 보내야하나 사실상 거의 불가능해 신문광고등으로 대체하는 방법을 강구중인데 주주총회 개최장소는 현재로선 아예 생각도 못하는 상태. <박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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