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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Ⅲ』수입|2백만불씩 써야하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단순한 오락영화 한편을 2백만달러씩 주고 꼭 수입해야하나.
영화계는 요즘 2백만달러 이상을 호가하는「실베스터·스팰론」주연의 액션영화『람보Ⅲ』의 수입움직임을 둘러싸고 비상한 반응을 보이고있다.
이 영화는 완성도 되기전인 지난해부터 7∼8개국내영화업자들이 수입을 추진, 최근 S필름측이 2백만달러에 수입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영화업자들이 이 영화에 이처럼 많은 관심과 치열한 수입경쟁을 벌인것은 비싼값에 수입하더라도 많은 흥행수익을 올릴수있는 호재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영화시리즈의 전편인『람보Ⅱ』는 3년전인 85년여름 개봉돼 서울 개봉관에서만 56만여명을 동원하는 빅히트를 기록했다. 당시 이 영화를 수입했던 S필름은 이 영화 한편으로 10억원가까운 엄청난 수익을 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올 봄에 선보인『람보Ⅲ』는 지난해부터 국내업자들이 미국에 몰려가 치열한 수입경쟁을 벌이는 통에 수입가만 잔뜩 을려놓았다.
1백80만달러를 제시했던 한 업자는 제대로 상담마저 펼수없었고 한 업자는 무턱대고 2백50만달러를 제시했다가 스스로 능력이 없음을 뒤늦게 깨닫고 포기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최근 S필름이 또다시『람보Ⅲ』를 2백만달러에 계약했다는 소식이 영화계에 알려지자 많은 영화인들이 흥분하고 있다.
영화수입·제작을 겸하고 있는 B감독은『아무리 외화수입이 자유화되었다지만 전편과 크게 다를바없는 단순한 폭력물을 보통영화값의 10배이상이나 주고 들여오려는 업자의 양식이 의심스럽다』고 비판하면서『람보Ⅲ』가 2백만달러에 수입되면 다른 미국영화값도 모두 2배가량 오르게돼 결과적으로 국내 영화계가 모두 큰 타격을 받게된다고 걱정했다.
영화계 일부에서는 벌써부터『람보Ⅲ』가 수입될 경우 이를 막기위해 실력행사도 불사하겠다는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다.
올해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작품·감독상등 9개부문을 휩쓴 화제의 대작『마지막황제』가 60만달러정도에 수입될 예정인것과 비교해보면『람보Ⅲ』의 수입예정가가 얼마나 터무니없이 비싼가를 쉽게 알수있다.『람보Ⅱ』도 당시 30만달러에 수입됐었다.
지금까지 국내에 수입된 외화가운데 가장 비싼 영화는 지난해말 수입했던『톱건』으로 수입가가 75만달러였다.
모영화사대표 K씨도『1년만 지나면 절반값 이하로 수입할수 있는것을 왜 서둘러 외화를 낭비하는지 모르겠다』고 개탄하면서『계약금만 40만달러정도 필요했을텐데 그 많은 외화를 외국서 어떻게 마련했는지도 의문스럽다』고 꼬집었다.
『람보Ⅲ』는 아프가니스탄이 무대. 태국에 은둔하고있던「람보」가 아프가니스탄에 잠임, 최신예병기로 무장한 소련군을 쳐부수고 과학자 인질을 구출한다는 내용. 무대와 규모가 다를뿐 주제와 형식은 종전 작품과 크게 다를바 없는 전쟁액션물이다. <이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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