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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농축산물이 물 부족 해결사' 공감 어려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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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그런데 세계적 권위기관의 연구 결과를 근거로 농축산물 생산 과정의 물 소비량을 계산한 뒤 수입 농축산물이 물 소비를 절감한다고 한 것은 시골에서 자라 농업경제학을 전공한 나로선 공감하기 어렵다. 우선 우리 농업은 벼농사를 제외하면 농업용수를 거의 이용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농업이 물소비 산업이 아니라 국토의 사막화를 방지하는 기능이 더 크다는 얘기다. 또한 우리나라 논의 담수 능력은 소양강 댐의 8배나 돼 여름철 홍수 방지는 물론 지하수를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세계 물의 날을 맞이해 물 부족에 대한 위기의식을 일깨우는 것도 중요하긴 하다. 하지만 국민의 먹거리 대부분을 외국 농산물에 의존하고 있는 민감한 상황에서 물 때문에 농산물 수입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것은 좀 더 신중했어야 하지 않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여운철 서울 양천구 목1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