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오버 음악 시장에 봄바람이 분다. 지난해 JTBC ‘팬텀싱어’ 시즌 1, 2를 통해 결성된 팀들이 잇따라 신곡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성악ㆍ뮤지컬ㆍK팝 등 전 분야를 아우른다는 '팬텀싱어'의 프로그램 취지처럼 4중창단은 물론 듀엣, 솔로 등 다양한 형태로 등장해 음악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2대 우승팀인 포레스텔라(강형호ㆍ고우림ㆍ배두훈ㆍ조민규)는 14일 데뷔 앨범 ‘에볼루션(Evolution)’을 발매해 출사표를 던졌다. 화학회사 연구원 출신으로 화제를 모은 멤버 강형호는 “지난 넉 달간 크로스오버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며 “그동안 성악과 클래식을 기본으로 한 곡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국악ㆍ록ㆍEDM 등 다양한 장르를 놓고 고민하다 다른 색채를 보여주기 위해 팝적인 요소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총 13곡이 수록된 앨범 구성도 대중성을 염두에 둔 흔적이 엿보인다. 타이틀곡 ‘유 아 마이 스타(You are my star)’는 감미로운 발라드로, 지그재그 노트가 프로듀서로 나섰다. 방탄소년단ㆍ트와이스 등 대중음악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프로듀싱 팀과 함께 ‘숲 위에 뜬 별’이라는 팀 명을 형상화한 것이다.
테너 조민규는 “신곡 6곡 중 ‘유 체인지 마이 월드(You change my world)’를 주목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중독적인 후렴구와 절로 몸을 움직이게 하는 비트로 장윤정ㆍ홍진영의 뒤를 잇는 피트니스 계의 다크호스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쇼케이스 도중 스피닝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크로스오버 음악 역시 우아하게 감상하는 것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는 음악임을 보여준 것이다. 9일 경기 고양에서 전국투어를 시작한 포레스텔라는 5월 12일 울산까지 11개 도시에서 14회 공연을 이어나간다.
1대 우승팀인 포르테 디 콰트로(고훈정ㆍ김현수ㆍ손태진ㆍ이벼리)는 일본 진출을 통해 활동 무대를 넓히고 있다. 지난해 ‘단 한 사람’ ‘좋은 날’ 등 한국어 가사로 된 곡들로 큰 사랑을 받은 데 이어 4월 13일 일본 도쿄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다. 멤버 고훈정은 “한국을 넘어서 다른 나라에서 데뷔하는 것은 큰 도전이자 성취였다. 팝페라 음악이 많지 않아 더 좋은 반응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투어를 통해 다져진 팬덤을 기반으로 솔로 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포르테 디 콰트로 멤버 가운데 지난해 미스틱엔터테인먼트와 솔로 계약을 맺은 베이스 손태진은 18일 신곡 ‘잠든 그대’를 발표하고 24~25일 서울 코엑스 아티움에서 솔로 콘서트 ‘Fw: I am’을 개최한다. ‘팬텀싱어’ 심사위원으로 인연을 맺은 데다 소속사 수장이기도 한 윤종신이 작사ㆍ작곡한 곡이다.
테너 김현수 역시 다음 달 첫 솔로 앨범 ‘쏘뇨(Songo)’를 발매하고 4월 22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솔로 콘서트를 갖는다. 이탈리아어로 ‘꿈’을 뜻하는 앨범 제목처럼 정통 성악가로서 면모를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기타리스트 함춘호와 재즈 피아니스트 송영주가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해 기대감을 높였다.
시즌 1 준우승을 차지한 백인태ㆍ유슬기가 결성한 듀에토 역시 지난달 신곡 ‘드림(DREAM)’을 발표했다. 듀에토는 지난 연말 MBC ‘가요대제전’에 출연해 팝페라 버전으로 선보인 선미의 ‘가시나’가 인기를 끌면서 ‘음악중심’에 출연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