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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최고인민회의 인사 특징

중앙일보

입력

3일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1기 1차 회의는 국방위원회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및 내각의 면모를 쇄신, 김정일(金正日)시대 2기를 출범시켰다는데 의미가 있다.

북한 권력의 중추라 할 수 있는 국방위원회의 경우 김정일 위원장-조명록 제1부위원장-김영춘(총참모장)위원 등으로 대표되는 핵심은 그대로 유지됐다.

그러나 내각의 경우는 홍성남(79)총리를 포함해 주요 경제분야의 상(장관)급 인사들이 교체됐다.

이는 유임된 군부의 핵심 지도부를 통해 북한의 당면 현안인 핵문제는 정면 돌파하되, 지난해 7.1 경제관리 개선조치 이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경제문제는 실물경제에 밝은 박봉주 신임총리를 비롯해 내각의 경제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예상대로 1998년 최고인민회의 제10기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단행된 세대교체의 흐름이 계속 이어졌다.

홍총리.박남기(75)국가계획위원회 위원장 등이 물러나고, 대신 60대의 박봉주(64)전 화학공업상이 신임 총리로 발탁된 것이 이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또 빨치산 세대를 대표하는 이을설(82)원수.백학림(85)차수 등이 퇴임하고 50대 후반으로 알려진 최용수(인민보안상)상장이 국방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된 것도 마찬가지다.

이와 함께 북한은 경제분야에 대한 인사를 통해 지난해부터 본격 추진하기 시작한 경제관리 개선을 어떻게든 성공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북한의 경제계획을 총괄하는 국가계획위원회를 비롯, 핵심 기간산업이라 할 수 있는 금속기계공업.채취공업.화학공업 부문의 상을 모두 교체한 것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고려대 남성욱(南成旭)교수는 "이는 북한이 그동안 실무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낸 이들을 중심으로 경제개혁을 본격 추진할 계획임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leehid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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