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성추행 부인 … 폭로자는 e메일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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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정봉주. [연합뉴스]

정봉주. [연합뉴스]

정봉주(사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을 둘러싼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앞서 현직 기자인 A씨는 한 인터넷 매체 프레시안을 통해 2011년 12월 23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의 카페 룸에서 정 전 의원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사건 뒤 2012년 남자친구에게 #“정씨, 입맞추며 네가 애인같다 해”

정 전 의원은 9일 각 언론사에 보낸 입장문에서 “그날 호텔 룸에서 A씨뿐 아니라 그 어떤 사람도 만난 일이 없다”며 “A씨를 성추행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정 전 의원은 “그해 12월 22일 밤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나는 꼼수다’를 녹음하고 멤버들과 식사한 뒤 헤어졌다”며 “검찰은 23일 오전 10시까지 출두하라는 내용의 2차 요구를 하면서 수사관 5명을 자택으로 파견했는데, 대책을 마련하려고 민변 사무실에서 변호사들과 회의한 뒤 점심식사를 같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로 이날 어머니가 쓰러져 서울 하계동 소재 을지병원에 입원해 민변에서 병원에 가 어머니를 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날 프레시안은 정 전 의원의 성추행 정황 증거로 사건 약 2주 후 당시 A씨가 남자친구한테 보낸 메일 중 일부를 공개했다. A씨는 2012년 1월 5일 메일에서 “구속수감이 확정판결난 날 그 사람과 통화하고, 수감되기 전에 한 번 더 보기로 해 여의도의 한 호텔 로비 레스토랑에서 만났다”고 썼다. 이어 “마지막 포옹을 하고 악수를 하는데 정 전 의원이 입을 맞추었다”며 “제 존재가치는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네가 마치 애인 같구나’는 말은 저에게 모욕 그 자체였다”고 덧붙였다.

A씨는 정 전 의원의 부인에 다시 입장문을 내고 “창문이 없고 하얀 커버의 테이블이 있는 룸이었다. 정 전 의원이 급하게 다가와 껴안고 얼굴을 들이밀었다”고 재반박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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