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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당환영식서 배현진 “조명창고서 업무발령 대기…어떤 직무든 최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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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입당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스1]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입당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스1]

9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는 오는 6월 치러질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전략공천설에 “지금은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이날 관심이 집중된 배 전 아나운서는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입당환영식에서 “지금은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지만 당에서 어떤 직무를 맡겨주든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배 전 아나운서는 한국당의 전략공천으로 오는 6월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출마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배 전 아나운서는 입당식 인사말에서 “약 석 달 전 정식 인사 통보도 받지 못하고 뉴스에서 쫓겨나듯 하차해야 했다”며 “자유민주주의, 자유시장경제의 ‘자유’라는 가치가 파탄에 놓인 것 아닌가 하는 걱정과 우려를 느꼈다”며 정치권 입문 계기를 밝혔다. 그러면서 “몸 담았던 MBC 비롯해 국영방송이 국민방송으로 거듭나도록 깊은 고심 끝에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 배 전 아나운서는 “뉴스데스크 앵커를 맡던 2012년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의 대규모 파업 당시 저는 노조 파업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며 “파업참여 100일 만에 파업불참과 노조탈퇴를 결정했다. 연차 어린 여성 앵커가 이런 결단을 내린 건 아마 창사 이래 처음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배 전 아나운서는 “시청자에게 올려야 할 마지막 인사조차도 못하고, 모든 업무 배제되고 조명창고에서 업무발령 대기상태로 기다렸다”며 “파업 불참한 동료 언론인들은 세상이 잘 알지 못하는 부당한 일들을 온몸으로 감당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입당한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에게 태극기 배지를 달아주고 있다. 변선구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입당한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에게 태극기 배지를 달아주고 있다. 변선구 기자

배 전 아나운서는 “정치는 제게 몹시 생소하고 기대보다는 긴장과 두려움이 큰 게 사실”이라면서도 “제가 앞서 말한 자유의 가치를 바탕으로 MBC가 바로 설 수 있고 방송 본연의 모습 찾아갈 수 있도록, 이 길이 국민을 위한 길이라는 각오로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배 전 아나운서는 “본인 소신을 따른 대가로 사회 불이익, 차별받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그런 대한민국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부족하지만 지켜봐 주고, 응원해달라”고 덧붙였다.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입당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스1]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입당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이날 배 전 아나운서 이외에도 길환영 전 KBS 사장과 송언석 전 기획재정부2차관이 자유한국당에 입당했다. 이날 환영식은 홍 대표가 세 명의 영입 인사에게 태극기 배지를 달아주며 시작했다.

홍 대표는 “언론계 두 분을 모신 배경은 이 정부의 ‘방송탈취정책’에 대해 국민적 심판을 받아보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한 데 이어 “세 분 영입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 준비를 위해 새 인물을 속속 영입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배 전 아나운서와 관련, “영입 과정에서 참 힘들었다”며 “얼굴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소신이 뚜렷하고 속이 꽉 찬 커리어우먼이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입당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스1]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입당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이날 홍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입당 환영식에서 다소 곤란한 질문이 나오자 자리를 피하는 등 일방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길 전 사장 등 세 사람의 입당 소회를 밝히는 인사말이 끝난 후 취재진은 “질문을 받아달라”고 요구했지만, 홍 대표는 “질의 응답을 굳이 해야 하나”라고 난색을 보였다. 기자들 사이에선 “출입기자 질문을 받아주셔야 한다” “여기 있는 기자들을 무시하는 것인가” “일방적으로 질문을 받나” 등의 항의가 쏟아지기도 했다. 결국 장제원 수석대변인이 “(질의응답은) 끝났다. 한국당 영입ㆍ입당 환영식을 이렇게 하는 것은 아니다”며 “이미 한 언론에서 배현진 앵커에 대해 질문을 했다”고 답하며 이날 행사를 정리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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