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가게] 올해 첫 '뚝섬 장터' 5만 명 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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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지동초등학교 4학년 어린이들이 훌라춤을 추며 손님을 끌고 있다. 김태성 기자

"4권짜리 교양 만화책이 단돈 2000원~. 곰돌이 핀은 서비스로 드려요."

25일 낮 12시 서울 한강시민공원 뚝섬유원지역 앞 광장. '우리누리 장터'라는 이름으로 좌판을 펼친 서울 반원초등학교 5학년 김가희.정혜정(11)양의 목소리가 제법 리듬을 탄다. 작아서 못 신게 된 신발, 다 읽은 동화책 등 80여 점을 펼쳐놓았을 때만 해도 어떻게 손님을 대할지 몰라 서로 눈치만 보고 쑥스러워했다. 그러나 값만 물어보고 돌아서는 사람, 깎아 달라는 사람들과 입씨름하며 아이들은 '실물경제'를 배워갔다. 정양은 "2시간 만에 거의 다 팔았는데 처음 돈을 벌었다는 생각에 기분이 이상하다"며 "총 3만1000원의 수입 중 3000원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기부하고 나머지는 저축하겠다"며 활짝 웃었다.

서울시가 주최하고 아름다운가게가 운영하며 중앙일보.SBS가 주관하는 '아름다운 나눔장터'의 올해 첫 장이 섰다. 아름다운 나눔장터는 시민들이 안 쓰는 물건을 가져나와 서로 사고팔며 수익의 일부를 기부해 불우이웃을 돕는 벼룩시장. 1000여 명의 시민이 이날 좌판을 펼쳤고, 5만여 명이 이곳을 찾아 '재활용과 나눔의 기쁨'을 함께했다.

원세훈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이날 축사에서 "행복과 기쁨은 나눌수록 커진다"며 올해도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빨래 건조대를 가져와 옷을 가지런히 거는 센스를 발휘한 주부 이수민(35.서울 마포구 망원동)씨도, "마음에 드는 동전 지갑을 사고 싶다"며 엄마와 함께 나온 지현(7.서울 광진구 화양동)이도 막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 개나리와 함께 하루를 즐겼다.

나눔장터는 앞으로 10월 말까지 매주 토요일 낮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 열린다. 장소는 지하철 7호선 뚝섬유원지역 바로 아래 광장이다. LG전자의 무료 가전제품 수리, 어린이 공동 그림 그리기 등 다양한 이벤트도 펼쳐진다.

일반 참가자는 당일 오전 10시30분부터 선착순으로 현장 접수하며 어린이와 단체 참가자는 인터넷(www.flea1004.com, 02-732-9998)으로 미리 신청해야 한다. 참가비가 없는 대신 판매 수익금의 10%를 기부할 것을 약속해야 한다. 2004년 63만 명, 2005년 64만5000명의 시민이 장터를 찾았으며 이들이 낸 기부금은 2004년 3400만원, 지난해에는 2865만원에 달했다. 이날 나눔장터에서는 150만원이 걷혔다. 이 기부금은 결식아동에게 도시락을 지원하거나 친환경 도시락 용기 지원 등에 사용된다.

권근영 기자 <young@joongang.co.kr>
사진=김태성 기자 <t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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