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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경지에 오른 수행자 나한 羅漢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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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국립춘천박물관(관장 최응천)이 개관 1주년을 기념해 8일부터 10월 26일까지 특별전 '구도와 깨달음의 성자, 나한'을 연다.

불교 조각.공예 전시 등은 있어 왔지만 나한 신앙과 관련된 유물이 대거 한자리에 모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는 일본 지은원에서 특별 대여한 '오백나한도'(14세기, 비단에 채색), 보물 1367호인 '송광사 16나한도'(1725년, 비단에 채색.사진), 영월 창녕사지에서 출토된 '오백나한상' 등이 전시된다.

지은원의 '오백나한도'는 가는 먹선으로 2㎝ 정도인 나한 얼굴의 표정까지 표현한 수작. 이밖에 삼국~조선시대까지 시기별로 나눠 나한 관련 유물 1백50여점을 전시한다.

나한은 '아라한(阿羅漢)'의 줄임말로 소승불교에서는 수행자가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단계에 있는 자를 이르는 말. 대승불교에서는 석가로부터 불법을 지키고 대중을 구하라는 명을 받은, 최고의 깨달음을 얻은 성자를 일컫는다.

이 나한을 대상으로 한 나한 신앙은 중국 당송시대에 유행하고 우리나라에는 삼국 후기에 소개돼 고려시대에 크게 유행했다.

나한은 종교적 색채가 강조된 불.보살상과 달리 일정한 틀에 얽매여 있지 않아 만드는 이의 개성이 녹아있는 것이 특징이다. 나한의 숫자도 16나한, 5백나한, 1천2백나한 등 다양하고, 모습을 규정한 것이 없어 익살스러운 표정, 파격적인 모습들이 가능했다.

춘천박물관은 이번 전시 기간 중인 오는 19일 박물관 대강당에서 정병삼 숙명여대 교수의 '우리나라의 나한신앙 전래와 변화', 10월 10일 정우택 동국대 교수의 '고려시대 나한도'등 특별강연을 진행한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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