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의 근소세 20 : 80 이분법 … 계층 갈등 또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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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위 20% 소득은 얼마=국세청에 따르면 2004년 말 기준으로 근로소득세 납부 대상은 1162만4000명. 이 중 근로소득세를 내는 사람은 53.9%(626만8000명)로 전체 근로자의 절반 가까운 46.1%가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는 면세점 이하의 소득자다.

납세자만을 대상으로 한 국세청의 소득자료와 건강보험 등의 신고 소득자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계산해보면 이들의 소득 수준은 대체로 연봉 3500만~5000만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국세청의 국세통계연보에서 전체 근로소득자 상위 20%(232만4800만 명)의 인원 수에 가장 근접한 수준은 전체 납세자 중 상위 40%(250만4000명)에 속하는 구간이다.

이들 250만4000명이 받은 총급여(131조779억원)를 인원 수로 나눠보면 1인당 평균 급여액은 세전 연 5260만원, 세후 연 4934만원에 달한다. 이들이 낸 세금(8조1526억원)은 전체 근소세 납세액의 91.4%에 달해 노 대통령의 언급과도 얼추 맞아떨어진다. 자기의 실소득을 신고하는 건강보험의 소득분포표 등을 보더라도 전체 근로생활자(1200만 명 기준) 중 소득 상위 20%의 연봉은 약 3500만원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를 종합해 볼 때 상위 20%에는 3500만~5000만원대의 소득자가 상당수 포함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고소득층 증세 논란=전문가들은 근로소득세 상위 20%에는 통상적인 개념에서 고소득자로 보기 어려운 계층도 많이 포함되는 만큼 이들에 세금을 더 물리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연세대 경제학과 이두원 교수는 "연봉 5000만원 이하의 봉급 생활자들까지 모두 고소득자인 것처럼 간주해 세금을 더 거두는 것은 무리"라며 "납세 계층을 둘로 갈라 사회 갈등을 유발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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